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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제도에 발목잡힌 구글세

  • 2017.11.15(수) 07:56

[특별기고]장재형 법무법인 율촌 세제팀장

최근 국회 등에서 역외탈세가 이슈화하면서 구글세(稅) 도입 문제가 재점화되고 있다. 
 
얼마 전 국정감사장에서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이 “구글과 페이스북은 국내에서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없으며, 트래픽 비용도 안 낸다”고 하자, 구글 코리아에서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반박한 것은 구글세 논쟁의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하겠다.
 
구글세는 다국적 기업이 현행 조세체계상의 맹점을 이용해 낮은 세율 국가로 세원을 이동시켜 전체적으로 낮은 세부담을 달성하려는 시도에 대응해 도입되는 세금이다.
 
국은 구글세의 한 형태로, 우회되는 이익의 25%를 과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우회이익세(DPT, Diverted Profit Tax)를 2015년 회계연도에 도입했다.
 
우회이익세에서 문제되는 구조는 크게 두 가지인데 ①국내사업장 설립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면서 대리하는 회사를 내세워 국내에서 낮은 이익만 실현시키는 방식과 ②실체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회사를 저세율 국가에 세운 뒤 그 회사에 로얄티나 이자·배당 등의 이익을 집중시키는 소위 '더블 아이리쉬 (Double Irish with Dutch Sandwich) 구조' 등을 이용해 실질적인 세부담을 낮추는 것이다.
  
이러한 조세회피방식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2년 G20정상회의를 계기로 세원을 저세율 국가로 이동시키는 세원 회피행위(Base Erosion)에 과세하는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영국과 호주는 논의가 채 끝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이러한 논의들은 현재의 국제조세 과세방식을 바꾸지 않는 선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만큼 네이버 전 의장이 지적한 “세금을 안내고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이미 오래 전 논란이 종결된 문제이긴 하지만, 독일이나 우리나라가 자동차를 생산해서 세계 각국에 수출하여 큰 이익을 남긴 경우에도 구글세 논쟁과 유사한 문제는 존재한다. 자동차 수출로 인하여 세계 각국에서 이익이 발생하였지만 그 이익 중 대부분은 생산활동과 연구활동이 이루어진 독일이나 우리나라에서 과세된다. 소비활동이 이루어진 세계 각국은 과세권을 거의 행사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1920년대 미국과 유럽이 국제조세 과세체계를 만들면서, 그 나라에 본점 등 생산과 영업활동 근거지가 있거나 최소한 고정사업장 등 연계시설이 있는 경우에만 과세하도록 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특정 서비스가 소비된다는 이유만으로 국내에서 세금을 납부하게 하려면 우리나라 역시 국내생산활동을 통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제조업 소득을 전 세계에 배분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구글 코리아가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 즉각 반발한 것은 크게 보면 1920년대 정립된 국제조세 과세체계를 지키고 있다는 걸 주장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구글세의 문제를 생산활동의 대부분이 국내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국내에서 과세를 할 것인가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한 부분이 있다. 구글세와 같은 문제는 세계경제의 디지털화에 따라 제조업과 달리 생산과 소비가 시각적으로, 물리적으로 가까워진 것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OECD나 영국・호주 등에서 문제를 삼는 것과 같이 저세율 국가를 이용하여 탈세구조를 형성하고 의도적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점검과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정립된 과세체계는 생산과 연구활동이 있는 곳에서 그 과실(果實)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지, 그 과실을 자기 멋대로 빼돌려 혼자 향유하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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