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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냐?’…상속세 ‘후~’ LG 구광모 고배당 ‘휴~’

  • 2019.02.09(토) 15:15

㈜LG 3520억 결산 현금배당…이전 3년연속 2290억과 딴판
구광모 회장 세후 최소 302억…상속세 재원으로 요긴할 듯

‘이거, 실화냐?’. LG 지주회사 ㈜LG의 고(高)배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수장(首長)만 바뀌었을 뿐인데 분위기가 딴판이다. 주주들로서는 노날 일이다. 특히 천문학적인 상속세로 ‘후~’ 한숨 짓던 최대주주 구광모 LG 회장은 거액의 배당금으로 ‘휴~’ 한숨 돌리게 될 일이다.

 

구광모 LG 회장

9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지난 8일 이사회에서 2018사업연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000원, 우선주 20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총배당금은 3520억원(보통주 3440억원·우선주 67억8000만원)이다.

예년과는 딴판이다. 2015~2017년(보통주 기준 주당 1300원) 3년째 유지해 온 주당배당금 보다 700원(53.85%) 확대됐다. 배당금총액 또한 종전(2290억원) 보다 1230억원(53.81%) 증가했다.

벌이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LG의 지난해 순익(연결기준)은 1조8800억원이다. 전년(2조4400억원) 보다 22.7%(5530억원) 감소했다. 이렇다보니 배당성향은 9.39%에서 18.68%로 뛰었다.

원론적으로 배당확대를 통한 주주 중시 정책으로 풀이된다. 작년 6월 말 LG가(家) 4세  구광모 회장 체제 출범 이후 보다 주주 친화적인 경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지주회사 ㈜LG의 대표이사와 이사회의장까지 겸하고 있는 구 회장의 상속세와 결부지어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작년 5월 말 고(故) 구본무 LG 회장이 별세했다. 5개월여 뒤 ㈜LG 지분 11.28%(1945만8169주)와 LG CNS 1.12%(97만2600주)가 상속됐다. 세 자녀가 나눠가졌다. 미망인 김영식씨는 배제됐다.

㈜LG 상속지분 중 4분의 3이 넘는 8.76%(1512만2169주)를 장남 구광모 회장이 물려받았다. 구 회장이 ㈜LG 지분을 6.24%에서 15.0%(2588만1884주)로 확대, 현재 최대주주로 있는 이유다. LG CNS 지분도 구 회장 몫이었다. 장녀 구연경씨와 차녀 구연수씨는 각각 ㈜LG  2.01%(346만4000주), 0.51%(87만2000주)를 분할 상속받았다.

상속세 부담이 뒤따랐다. ㈜LG 주식만을 놓고 봐도 당시 주식시세로 대략 1조54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에서는 상속재산이 30억원을 넘으면 50%의 세율이 붙는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 상속일 때는 할증률까지 더해진다. 지분이 50%를 넘으면 30%, 지분 50% 이하면 20%가 추가된다.

상속세 신고기한(상속개시일(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내에 신고가 이뤄질 경우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기는 한다. 다만 상속세액의 5%다. 상속재산의 최대 55%를 세금으로 내야했다.

어마무시했다.

구 회장을 비롯한 상속인들은 작년 11월말 상속세 9215억원을 과세당국에 신고했다. 다만 세금은 6분의 1에 해당하는 1536억원가량만 먼저 냈다. 자금 압박이 컸던 탓에 연부연납제도(5년 분할납부)를 활용, 1차 상속세만 납부했다. 나머지 7680억원은 연 1.8%의 이자(연부연납가산금)를 물며 향후 5년에 걸쳐 납부한다는 계획이다.

상속인 중 구 회장의 총상속세는 대략 7100억원으로 추산된다. 작년 11월 말 1차로 1100억원가량을 넘게 냈다. 재원은 주로 ㈜LG 지분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금융권에 ㈜LG 지분 1.01%(174만4000주)를 담보로 잡혔다. 당시 시세로 1270억원어치다. 통상 주식담보인정 비율이 50~70%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900억원 가까이  대출받았다는 계산이다.

이제는 상속세 2차 납부에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공개된 범위에서 구광모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LG 지분을 활용한 주식담보대출과 배당수익 외에는 별다른 게 없다.

현재 ㈜LG(15.0%) 외에 주식 자산이라고 해봐야 LG CNS 뿐이다. 지분도 1.12% 밖에 안된다. 물류계열사 판토스 지분 7.5%(15만주)를 갖고 있었지만 작년 12월 말 팔아치웠다.

이런 맥락에서 ㈜LG 배당 확대는 예견된 측면이 없지 않다. 구 회장이 ㈜LG 2018년 결산배당으로 챙기게 되는 배당금은 518억원에 달한다. 작년(140억원)에 비해 338억원이나 불었다.

구 회장은 세금(개인 종합소득 과세표준 5억원 이상 세율 42%)을 제하고도 최소 302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상속으로 소유지분이 6.24%에서 15.0%로 확대되고 ㈜LG가 배당금을 대폭 늘린 까닭이다.

여기에 판토스 지분을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하고 수령한 546억원(주당 36만4322원)도 2차 상속세 재원으로 요긴하게 쓰일 전망이다. 다만 대기업 총수로는 사상 최대의 상속세를 짊어진 구 회장이 가야할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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