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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개인기업 부활 뒤엔 주인 최양하의 힘

  • 2019.02.21(목) 18:38

[한샘 실권자 최양하의 대물림]
㈜한샘 지분 140억 증여 이어 200억 자금 대여
완전자본잠식 옛 일…향후 승계과정 쓰임새 촉각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어두운 새벽을 지나 해가 뜨자 거짓말 같은 부활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 최양하(71) 한샘 회장의 개인회사 에스앤씨네트웍스(S&C networks)를 두고 하는 말이다.

표현이 거창한데, 좀 많이 튀겼다. 어찌보면 주인의 ‘은총’을 차고 넘치도록 받았으니 그리 놀랄 일만은 아니다. 한샘이펙스를 비롯한 최 회장의 알짜 계열사 지분과는 다른 각도에서 에스앤씨네트웍스는 2세 대물림 과정에서의 향후 쓰임새로 주목할 만한 곳이다.

최양하 한샘 회장

# 참 가지가지할 요량인 갑다.

에스앤씨네트웍스는 최 회장이 2007년 1월 설립한 개인회사다. 자본금은 초기 5000만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3억원(발행주식 6만주·액면가 5000원)이다. 물론 최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 중이다.

건축자재 도소매 및 무역업을 비롯해 광고대행, 통신판매, 컨설팅, 요식업, 부동산임대업, 주식·지분투자 경영자문업 등 다채로운 사업목적을 가지고 있다.

등기임원들의 면면도 이채롭다. 초기에는 최 회장의 장남 최우혁(42) 한샘이펙스 팀장이 경영을 총괄했다. 2007년 12월~2012년 7월 대표이사로 활동했다. 이후로는 최 회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작년 7월 또 한 차례 대표가 교체됐다. 최 회장의 자리를 물려받은 이가 차남 최우준(37)씨다. 다만 최 회장과 최 팀장은 여전이 이사회 멤버다. 또 부인 원유란(67)씨가 초기부터 현재까지 감사 자리에 앉아있다. 이사진 모두가 최 회장 일가로, 최 회장의 가족회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에스앤씨네트웍스는 2015년까지만 해도 이렇다할 존재감이 없었다. 재무실적을 보더라도 2015년말 총부채(11억3000만원)가 총자산(10억1700만원)보다 1억1200만원 많은 완전자본잠식(자본금 3억원) 상태였다.

엄청난 반전이다. 2016년이 기점이다. 매출이 잡혀서가 아니다. 매출은 2017년까지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영업으로는 까먹는 게 일이다. 2017년에도 1억6040만원 영업적자를 냈다.

순익은 딴판이다. 2016년 112억원의 흑자를 냈다.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고도 남았다. 143억원의 자산수증이익이 잡혀서다. 2017년에도 6억3080만원 흑자를 냈다. 배당수익(1억1000만원), 이자수익(8억7400만원), 단기매매증권처분이익(2억5800만원) 등 영업외수익에서 비롯됐다. 2017년 말 이익잉여금 113억원에 자기자본은 153억원이나 된다.

# ㈜한샘 지분 100% 묶인 이유 뻔하다.

에스앤씨네트웍스의 완벽 변신은 2016년 9월 최 회장이 ㈜한샘 주식 10만주를 증여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시세로(주당 14만4000원)로 143억원어치다. 현재 ㈜한샘 지분 0.43%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다.

이렇다보니 ㈜한샘으로부터 배당수익도 챙기고 있다. 2016~2017년 ㈜한샘 배당금이 2억3000만원이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일 모양새다.

에스앤씨네트웍스는 테라뱅크 지분 60%(2017년 말 기준)를 소유한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등기임원의 면면을 보면 흥미로운 점도 발견된다. 감사가 ㈜한샘 재경지원본부장로 있는 장윤섭(53) 상무다.

테라뱅크는 2017년 2월 자본금 3억원으로 설립된 업체다. 인천 송도에 본사를 두고 부동산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강일동 소재의 대지면적 533㎡, 연면적 4063㎡, 36실 규모의 ‘강남 테라우드 오피스텔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에스앤씨네트웍스는 테라뱅크에 음으로양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7년 말 테라뱅크에 빌려준 자금이 139억원이나 된다.

사업재원은 맨 먼저 최 회장이 증여해준 ㈜한샘 지분 0.43%(10만주)를 담보로 한 주식담보대출이다. 2017년 삼성증권으로부터 65억원을 차입했다. 뿐만 아니다. 최 회장이 에스앤씨네트웍스에 2017년 단기자금 185억원을 빌려준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 13억5000만원가량의 장기차입금도 있다.

공교로운 것은 최 회장이 2016년 6월부터 ㈜한샘 주식을 담보를 빚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최 회장의 ㈜한샘 주식 차입금 담보는 5년도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7년에는 소유지분 3.95%(92만9730주)의 51.09%인 2.02%(47만5040주)가 담보로 잡혀 있던 상태다. 이 중 한샘이펙스의 외부차입금에 대해 한샘이펙스에 담보로 제공한 0.85%(20만주·2018년 7월 질권해지) 외에 1.17%(27만5040주)가 금융권 대출이다.

당시 금융권 담보주식은 계약 체결 당시 주식시세(17만2000원·21만8500원)로 총 534억원이다. 통상 주식담보인정 비율이 50~70%인 점을 감안할 때, 267억~374억원을 차입했을 것이란 계산이다.

현재는 소유지분 3.31%(77만9730주) 중 거의 전부인 3.30%(77만5000주)가 차입금담보로 묶여있는 상태다. 한국증권금융 2.66%(62만5000주), 에코캐피탈 0.64%(15만주)다 담보주식이 늘어난 것은 ㈜한샘의 주가 하락으로 기존 담보가치가 떨어져 추가로 한샘 주식을 질권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래저래 에스앤씨네트웍스를 공들여 키우고 있는 최 회장의 노고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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