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치료제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바라크루드'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복제약 경쟁에 불이 붙었다. 16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바라크루드를 뒤이어 만든 복제약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점유율이 어떻게 바뀔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라크루드에 걸려있던 특허가 만료되면서 바라크루드의 복제약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B형간염은 국내에서 성인 100명 중 3명이 걸리는 질병이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국내 B형간염 환자수는 약 30만명이다. 환자수가 많은 만큼 국내 시장 규모도 2600억원 수준으로 비교적 크다. B형간염치료제 시장의 1위는 단연 '바라크루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바라크루드의 원외처방 조제액은 1586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했다.
B형간염치료제 시장이 술렁거린 것은 올해 10월 B형간염치료제 블록버스터 '바라크루드'의 특허가 만료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각국 정부는 신약이 시장에 나오면 약품에 특허를 주어 일정 기간동안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 '바라크루드'는 B형간염치료제 신약으로 지난 9일 특허기간이 만료됐다. 이에 따라 바라크루드를 본따 만든 제네릭(복제약)은 10일부터 판매 가능하게 됐다.
특허 만료를 기다리던 동아에스티, 종근당, CJ헬스케어, JW중외제약, 일동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은 바라크루드 복제약을 시장에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제약업체들은 '마케팅' 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기존엔 고만고만한 복제약을 들고 병원이나 약국을 상대로 영업을 하다보니 리베이트 영업이 관행이 됐다. 정부는 2008년부터 리베이트 처벌법규를 시행한 후 강화해오고 있다. 이에 제약업체들은 제품의 형태에 변화를 주거나 생산설비 등의 우수성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영업전략을 전환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복제약이 다 똑같다고는 하지만 타사와 조금이라도 다른 점을 부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원료시설과 품질관리에서 다른 회사들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앞세워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씨바이오와 CMG제약 등은 필름형태의 제품을 입 안에 넣어 녹여 먹을 수 있는 형태의 '필름제형'을 선보였다. 필름제형 바라크루드 복제약들은 대웅제약, 애보트, 국제약품, 알보젠코리아 등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종근당은 '구강붕해정' 형태의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회사 측은 제품을 물 없이도 복용할 수 있어 고령환자나 중증환자 등 환자들이 쉽게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기존 B형간염치료제 시장의 강자들 역시 전열을 가다듬으면서 바라크루드 복제약 대전(大戰)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기존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건 다국적 제약사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바라크루드'와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비리어드' 등이다.
BMS는 복제약에 맞서 바라크루드의 판매를 위해 지난달 1일 녹십자와 손을 잡았다. 그 뒤를 쫓는 '비리어드'는 지난 2012년 15억원에서 2013년 430억원으로 대폭 뛰어오르며 신흥 B형간염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판매사는 유한양행이다.
제약업계에서는 복제약들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쏟아져나오면서 어떤 업체가 점유율을 높일 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복제약 경쟁이 격화되면서 불법 리베이트가 횡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