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방배동 제약협회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행명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좌측)과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 |
"제2, 제3의 한미약품 성공신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좀 더 기존의 틀을 깨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17일 오전 서울 방배동 제약협회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약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지난달 12대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과 함께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제약업체들의 신약개발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정부 측에서 조세 감면 대상에 포함되는 연구개발(R&D)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경호 회장은 "특히 신약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 임상 3상은 조세감면 대상에서 빠져 있다"며 "임상 3상을 세액공제 항목에 포함시키는 것이 R&D 투자 촉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임상의약품 생산시설 투자비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비용 ▲바이오의약품 개발 임상 1~3상 비용 등이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오는 4~5월 약가제도개선협의체를 통해 논의 예정인 글로벌 진출 신약에 대한 약가우대 조치와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경호 회장은 "국내 가격이 국제 가격보다 낮게 책정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어 특단의 약가 제도를 운영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등재 약가를 글로벌 수준으로 맞추고 기준가격과의 차액은 건강보험에 환급하는 리펀드제를 적용하는 것이 한가지 방안이다. 예를 들어 기준가격이 700원인 수출 신약의 보험등재 가격이 1000원일 경우 제약사가 300원 차액을 건강보험에 돌려주는 식이다.
실거래가 상환제에 대해서는 현행 1년마다 실거래가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3~5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매년 실거래가를 조사해서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정부나 업체 모두 피곤한 일로, 3~5년에 한 번씩 실시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CP(준법감시) 규정을 잘 지키는 제약업체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CP등급평가 결과 일정등급 이상을 받은 기업에 대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우대해주는 방식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행명 이사장은 제약업체들의 윤리경영 확립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정상적인 영업보다도 편법과 덤핑이 난무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모든 업체에게 좋을 수 있는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제약업체를 운영하며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이행명 이사장은 "현재 리베이트를 하는 업체들은 전보다 두 배이상의 결과물을 얻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제약업이 리베이트 산업이라는 인식때문에 우수 인재들이 지원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