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공모한 혐의를 두고 수사 중이었다.
롯데그룹은 "(이 부회장 자살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해 1987년 롯데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긴 뒤 1998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1년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대신해 롯데그룹 회장에 오를 때, 그는 부회장 겸 정책본부장을 맡았다. 그룹내 전문경영인으로 부회장까지 승진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그는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살림살이와 핵심사업을 관장하며 계열사간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룹 내에선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의중을 누구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인물로 꼽힌다.
최근까지 이 부회장은 각종 사건 사고로 그룹이 흔들릴 때 소방수 역할을 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안전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초 안전관리위원장을 맡아 사고예방과 대응책 마련을 총괄했고, 신 회장과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터졌을 땐 신 회장 편에서 그룹을 안정시키는데 힘을 썼다.
이 부회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임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임원은 "그럴 분이 아닌데…"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롯데그룹 내부에선 검찰이 이 부회장의 지인과 개인사까지 조사를 하면서 이 부회장이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