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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1.4조 '잭팟'…한미약품 사례와 비교해보니

  • 2018.11.06(화) 17:17

유한양행, 얀센에 폐암 치료기술 수출 계약
계약금은 560억원 불과…상품화는 지켜봐야


유한양행이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폐암 신약 후보물질인 레이저티닙 기술을 수출했다. 계약 총액은 최대 1조 4000억원 수준으로 국내 제약 사상 두 번째 규모다. 이 기술의 현재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초기 계약금도 560억원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유한양행이 최종적으로 1조 4000억원대 '잭팟'을 터뜨리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간 국내 제약사들이 쉽게 넘지 못했던 '임상 3상' 단계가 남아 있고, 상업화를 위한 당국의 최종 승인도 받아야 한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폐암 신약 후보물질 기술을 수출해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임상 3상'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준 사례가 있다.

◇ 유한양행 1.4조원 잭팟…'오픈이노베이션' 성과

유한양행은 얀센 바이오테크와 총 12억5500만 달러(1조 4000억원) 규모의 레이저티닙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번 계약 총액은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맺은 당뇨 신약 '퀀텀프로젝트' 계약 3조 6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유한양행은 일단 얀센으로부터 계약금 5000만 달러(560억원)를 받고 레이저티닙 임상과 허가 시판 등 성과에 따라 나머지 금액을 단계별로 받을 예정이다. 상업화에 성공하면 매출 규모에 따라 10% 이상의 경상기술료를 지급받는다.

얀센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레이저티닙에 대한 개발, 제조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는다. 국내 개발 및 상업화 권리는 유한양행이 유지한다.

이번 기술 수출 계약의 현재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계약금 규모도 적지 않다. 유한양행이 확보한 계약금 560억원은 올해 국내 제약업계 기술이전 계약 중 최고 수준이다. 전체 계약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대로 무난한 수준이란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두고 유한양행이 추진해 온 연구개발(R&D) 분야 '오픈 이노베이션'이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유한양행은 회사 규모 대비 R&D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지난 2015년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에 뛰어든 이후 이번에 확실한 성과물을 내놓게 됐다.

 


◇ "'축배'는 아직"…임상 3상 마친 뒤 당국 승인 받아야

다만 유한양행이 이번 계약으로 기술의 상업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긴 했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이저티닙은 현재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임상 3상의 '벽'을 넘어야 한다.

앞서 한미약품 역시 지난 2015년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항암제 올무티닙 기술 이전계약을 맺으면서 주목받았지만 이후 '임상 3상'의 벽을 넘지 못했다. 베링거는 계약을 취소하고 다시 판권을 반환했고, 이후 올리타 개발을 중단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총 6억9000만 달러에 달했지만 한미약품이 실제로 손에 쥔 돈은 65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유한양행은 연내 임상 2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임상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레이저티닙이 임상 3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당국의 승인과 상업화 관문을 통과하는 데까지 2~3년가량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레이저니팁의 지금까지 임상 결과는 비교적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다만 기술 이전 후 여러 사유로 개발을 중단하거나 권리를 반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최종 성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쟁약을 뛰어넘는 우수성을 입증해야 하는 것도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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