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 포장으로 환경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마켓컬리가 획기적인 개선책을 내놨다. 새벽배송에 쓰는 포장재를 전부 종이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히 배송 박스만 종이로 교체하는 게 아니라 완충 포장재와 파우치, 테이프 등을 전부 종이로 바꾸는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마켓컬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친환경 기업으로의 이미지 개선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을 도입한 기업이라는 수식어에 더해 친환경 포장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혁신'의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려는 모습이다.
◇ 새벽배송 포장재 모두 종이로 전환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24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배송 포장재 정책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마켓컬리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의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기 위해 온 힘을 쏟아 왔다"며 "이제 지구와 환경을 위한 배송 포장재의 점진적이고 완전한 전환을 통해 기업과 사람, 환경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은 연결고리를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켓컬리는 그간 과대 포장으로 환경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신선식품 위주로 새벽배송에 주력하는 사업 특성상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비닐 포장 등을 많이 활용한 탓이다. 마켓컬리는 특히 국내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타깃이 되곤 했다.
이에 따라 마켓컬리는 새벽배송 포장재를 모두 종이로 바꾸는 방안을 내놨다. 오는 25일 주문 분부터 샛별배송(새벽배송) 냉동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모두 친환경 종이 박스로 전환한다. 비닐 완충 포장재와 비닐 파우치, 지퍼백, 박스테이프 등 배송 상품 포장재도 모두 종이로 바꾼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아이스팩은 100% 워터 팩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마켓컬리는 우선 '샛별배송' 지역의 냉동·보냉 박스에 종이 포장재를 우선 적용한 뒤 배송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소요되는 택배 배송 지역은 점진적으로 포장재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2021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전환할 예정이다.
마켓컬리는 이를 '올페이퍼챌린지'라는 이름의 친환경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마켓컬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 해 동안 비닐 750톤과 스티로폼 2130톤의 감축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하루 물동량 기준 샛별배송의 비중은 약 80%에 달해 단계별 도입에도 가시적인 감축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지금까지 적자는 투자로 봐달라"
마켓컬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를 장기적으로 회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생태계에 옳은 일을 해야 기업이 영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좋은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이 행복하려면 결국 그 위에 환경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마켓컬리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마켓컬리는 그동안 매년 적자를 기록해 왔다. 이번 포장재 교체 등으로 비용만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어떤 회사든 초기에는 투자라는 단계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의 적자는 투자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를 제외한 '비용성 비용'의 경우 매출액 대비 줄어들고 있다"면서 "비용 절감에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벽배송 시장에 신세계와 쿠팡 등 경쟁자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시장이 더 커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병완 마켓컬리 마케팅팀 매니저는 "아직까지 시장 자체 규모가 작기 때문에 다양한 업체들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시장이 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쟁사보다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해줄 수 있을지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