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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컬리의 변신, '약'일까 '독'일까

  • 2021.04.15(목) 14:42

최저가에 무료배송까지…美 상장 추진 전 '몸집 불리기'
적자 규모 축소 관건…'식료품' 시장 성장 한계도 

"60여 종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

"100원 딜과 무료배송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캠페인 진행."

우리가 알던 그 마켓컬리가 맞나요. '강남맘 필수앱'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마켓컬리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마켓컬리는 그간 프리미엄 신선식품과 새벽 배송 서비스에 집중하며 성장해온 업체입니다. '양'보다는 '질'을 강조하는 느낌이었죠.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게 마켓컬리가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마켓컬리는 신규 고객에게 무료 배송을 해주거나 일부 상품에 대해 온라인 최저가를 맞춰주겠다고 하는 등 전에 없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컬리는 왜 이런 변신을 시도하는 걸까요. 이제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벗으려 하는 걸까요.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를 보려는 걸까요.

마켓컬리가 이처럼 '변신'을 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거론됩니다. 그중 많이 언급되는 것은 바로 '상장'과 '쿠팡'을 들 수 있습니다. 마켓컬리는 올해 안에 미국 증시에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요. 그 전에 몸집을 불려야 하니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매출 규모를 키워야 상장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죠.

더불어 얼마 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이 최근 무료 배송 서비스를 내놓자 경쟁사들이 일제히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거론됩니다. 마켓컬리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무료 배송을 해주고 최저가 마케팅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커머스 업계 전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위기인 만큼 마켓컬리 역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마켓컬리는 그간 눈부신 성장을 기록해왔습니다. 매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해왔죠.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회사 설립 6년 만에 1조 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마켓컬리 회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또 매달 100만 명 이상이 마켓컬리에서 쇼핑을 한다고 하니 말 그대로 성공 가도를 달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마켓컬리의 미국 상장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쿠팡과 컬리는 다르다는 건데요. 특히 김슬아 컬리 대표(사진)가 밝힌 것처럼 연내 상장하는 게 쉽지는 않으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처럼 부정적인 해석이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마켓컬리는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100억 원가량으로 전년보다 100억 원 이상 늘었습니다. 누적 적자는 2700억 원에 달하고 있고요. 지금껏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쿠팡 역시 지속해 적자를 기록하고도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하기는 했는데요. 다만 쿠팡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률을 4.4%로 전년(10.1%)보다 크게 개선하면서 '희망'을 보여줬습니다. 컬리 역시 매출 대비 영업손실률을 12% 정도로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게 사실입니다. 

문제는 최근 마켓컬리가 진행하고 있는 최저가 마케팅이나 무료 배송 서비스는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영업 전략이라는 점입니다. 영업손실률을 줄여 '희망'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하는 셈입니다. 

마켓컬리는 쿠팡과는 다르게 식료품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부분도 한계점으로 여겨집니다. 마켓컬리 측은 국내 식료품 시장의 온라인 침투율이 낮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기는 합니다. 국내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37%가량입니다. 식품의 경우 25% 정도로 분석됩니다. 그만큼 온라인 식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사진=마켓컬리 제공.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일단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SSG닷컴이 있고요. 롯데그룹의 롯데ON 역시 올해 식료품 군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오아시스마켓 역시 만만치 않은 경쟁사죠.

이런 상황에서 마켓컬리는 무척 어려운 길을 걸으려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마켓컬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쿠팡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쿠팡처럼 상품 수를 대거 늘리지 않겠다는 건데요. 여전히 '좋은 제품'을 꼼꼼하게 골라서 제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양'보다는 '질'을 우선하는 기존의 경영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결국 마켓컬리는 많지 않은 상품군으로 매출을 늘리고, 동시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서도 영업손실 규모를 줄여야 하는 쉽지 않은 길을 걷겠다 하고 있는 겁니다. 마켓컬리의 강점으로 여겨지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동시에 고객의 저변을 넓히는 대중화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있고요.

얼마 전 마켓컬리는 100원 딜과 무료배송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광고 영상도 함께 공개했는데요. 이 영상에는 김슬아 대표가 고개를 숙이고 고민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소비자에게는 좋지만 회사 대표로서는 고민이 될 정도의 '역대급' 혜택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과연 마켓컬리가 몸집 불리기와 체질 개선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을지, 김 대표의 고민이 깊을 것 같습니다. 이 어려운 과제를 이뤄낸 뒤 과연 그의 계획대로 마켓컬리가 올해 안에 미국 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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