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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마트 대전…유통 '맞수' 성적표는?

  • 2023.02.16(목) 07:20

[워치전망대]롯데 영업익 흑전·이마트 118억 감소
빅2 "올해 점포 생산성 강화…내실 성장 목표"

그래픽=비즈워치

대형마트 '빅2'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순수한 마트 경쟁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은 나란히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에서 희비가 갈렸다. 롯데마트는 기존점 매출 호조와 전년 부진했던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이마트는 판매관리비 증가 등 악재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양사는 올해 모두 수익성 강화를 외치며 "내실 경영"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희비 갈린 '맞수'

16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별도 기준 12조415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8% 증가한 수치다. 스타벅스 등 자회사를 제외한 할인점 만의 실적이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마트 매출액도 5조9040억원으로 3.3% 증가했다. 경기 침체로 먹거리와 생필품 등 할인점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이들은 지난해 '가격 보상제' 등 할인 경쟁을 펼치며 매장 집객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펴왔다. 

이마트 롯데마트 실적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반면 영업이익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이마트 할인점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7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는 540억원으로 전년 370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롯데마트의 수익성 개선은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 롯데마트는 과거 2021년 4분기 희망퇴직 보상비로 106억원을 일회성 비용으로 지출했다. 롯데마트는 당시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을 벌였다. 부실 점포를 정리한 덕분에 체질개선 효과도 봤다. 여기에 매장 리뉴얼 등에 따른 기존점 매출 호조도 긍정적이었다.

이마트는 판매관리비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해 이마트의 판관비는 3조8710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이 크게 오르면서 점포 운영비도 상승했다. 현재 이마트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 중이다. 이 때문에 타격이 더 컸다. 

올해도 치열한 내실 경쟁 예고

대형마트 '빅2'는 올해 내실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키워드는 '효율화'와 '시너지'다. 기존 매장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유통의 온라인화가 뚜렷해지면서 매장의 효용성이 감소하고 있다. 신선식품 위주로 매장을 리뉴얼해 집객을 높이는 전략은 이제 업계의 보편적인 전략이다. 여기에 자사 온라인몰과의 배송 연계로 물류센터 역할을 맡아야 하는 임무도 추가됐다.

롯데카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 사진=비즈워치

실제로 이마트는 할인점 올해 매출 목표를 12조4619억원으로 전년대비 1.0% 높이고 점포 생산성 강화를 위해 영업시간 조정을 진행한다.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앱) 고객 활성화와 상품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다. 할인점과 백화점, 면세점을 추가해 총 6개사를 연계한 통합 멤버십도 확대한다. 현재 신세계는 자사 '유니버스' 구축이 한창이다. 온·오프 통합 시너지 강화가 목적이다. 

롯데마트도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슈퍼 사업부와 본격적인 시너지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그로서리(식료품) 혁신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지난해 10월 마트와 슈퍼의 통합 소싱 조직을 구축했다. 구매원가 개선으로 경쟁력을 올린다는 복안이다. 이외에도 롯데쇼핑이 지난해 11월 손잡은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의 협업도 예상된다. 

올해 둘 다 웃을까

온라인에 치여온 대형마트지만 올해는 긍정적 전망이 흘러 나온다. 경기 침체로 인한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다. 소비 침체가 이어져도 대형마트는 타격이 적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불황에서 대형마트의 먹거리 매출은 견고하다. 소비자들은 고물가에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먹는 경향이 짙다. 신선식품이 강점인 대형마트에서의 식자재 구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 품목별로는 식품 부문이 12.0%로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2023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결과에서도 국민들은 올해 '물가 상승'(43.9%)을 이유로 소비를 축소하지만, 전체 품목 중 '음식료품'(26.6%) 지출은 늘어날 것이라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대형마트 규제 완화 여부도 올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월 2회 의무휴업(2·4주째 일요일)을 평일로 바꾸며 규제를 완화했다. 전국적으로 움직임이 확대하면 적잖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 대형마트의 휴일 온라인 배송 논의도 정치권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는 업계의 내실 강화 전략과 맞아 떨어지며 '반전'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증권가는 이마트의 목표 주가를 잇달아 올리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말 2회의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바뀔 경우 이마트의 월 매출은 320억원, 연간으로는 3840억원이 늘어나고 기존점 성장률은 3∼4%포인트가량 개선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유료멤버십 출시를 통해 고객 락인(이탈 방지)을 강화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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