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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기업' 국순당이 데킬라로 외도한 이유

  • 2024.03.01(금) 14:00

캔달 제너 '818 데킬라' 독점 판매
작년 실적 악화…매출·영업익 감소
'믹솔로지'에 저렴한 데킬라 선호

/ 그래픽=비즈워치

막걸리, 약주 등 전통주에 주력해 온 국순당이 데킬라 유통을 시작했다. 실적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행보다.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주종을 선보임으로써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캔달 제너 데킬라

국순당은 최근 한국 최초로 '818 데킬라'를 공식 유통판매를 시작했다. 818 데킬라는 세계적인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캔달 제너가 지난 2021년 출시한 브랜드다. 2021년 출시 이후 13개의 주류 시음대회에서 총 43개의 상을 받으며 데킬라 시장의 인기 브랜드로 떠올랐다. 

국순당 관계자는 "해외 와인 등의 유통을 확대하면서 전통주 기업으로서 주류문화를 해외에 알려왔다"며 "이번 데킬라는 주류 트렌드에 합류에 주종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우리 술 문화를 교류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탁주 소매점 매출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국순당이 데킬라 시장으로 눈을 돌린 건 실적 영향이 크다. 국순당의 지난해 매출은 705억원으로 전년보다 5.5% 줄었다.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하는 탁주 시장의 침체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막걸리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작아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막걸리 소매점 매출은 5754억원으로 4.7% 줄었다. 같은 기간 제조사별 소매점 매출을 보면, 시장점유율 1위인 지평주조를 제외하곤 서울탁주도봉연합제조장, 서울탁주성동연합제조장, 서울장수, 국순당 등 2~5위 업체가 모두 부진했다. 엔데믹으로 급성장했던 전통주, 탁주 등의 수요가 점차 줄어들면서 국순당도 영향을 받았다. 전통주 중심 포트폴리오에 조정이 필요했던 이유다.

트렌드 따라잡기

국순당의 프리미엄 데킬라 사업은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개인의 취향에 맞춰 술과 음료를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가 트렌드로 자리잡았고 베이스 주류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데킬라 시장의 성장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수입사들의 움직임은 통계로 나타났다. 관세청 수출입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3만586톤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반면 수입액은 2억5967만 달러로 3% 줄었다. 수입량은 늘고 수입액이 줄었다는 건 그만큼 저가 위스키 수입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캔달 제너(왼쪽)과 ‘818 데킬라’ 제품 이미지 / 사진=국순당

데킬라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 수입량은 2021년 454톤, 2022년 867톤으로 늘다가 지난해 755톤으로 13% 감소했지만 수입액은 2022년 587만 달러에서 지난해 648만 달러로 10% 늘었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주류였던 데킬라 수요가 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가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국순당은 818데킬라의 가격대가 10만원 이상인 만큼 호텔, 백화점, 주류전문점 등 프리미엄 상권을 중심으로 유통할 계획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위스키는 숙성이 필요해서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가 어렵다"라며 "갑작스런 수요 증가에 공급을 맞추지 못하면서 가격이 올라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입사 입장에서도 데킬라로 흐름이 옮겨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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