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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금융회사 국적도 따져야 하나요?

  • 2016.04.10(일) 10:00


"중국이 우리나라 '안방'을 접수했다(?)'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우리나라 보험사를 연달아 사들이면서 중국 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요즘 금융뿐 아니라 부동산, 문화·예술 산업 등에서도 중국 자본의 몸집 불리기가 주목받고 있죠.


# 중국·일본 자본 확대…안방보험 주목

이번에 이슈가 된 안방보험은 지난 2014년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에 도전하면서 이름을 알렸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다른 경쟁자가 없어 인수가 무산됐지만, 사실 우리은행 매각 주체인 정부가 중국 자본에 은행을 내주는 것을 꺼렸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안방보험은 이후 지난해 9월 동양생명을 인수하면서 중국 자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1년도 채 안 돼 독일 알리안츠생명의 한국법인을 인수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 안방보험, 알리안츠생명도 인수…다음 타깃은?

▲ 안방보험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처럼 최근엔 중국 자본의 진출이 '대세'인 듯하지만, 이전에는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자본 진출이 많았습니다. 한국씨티은행과 한국SC은행이 대표적이죠.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제2금융권에선 일본 자본이 눈에 띕니다. 지난해 말 프로야구단 히어로즈의 스폰서 계약 추진으로 이슈가 됐던 JT그룹과 국내 저축은행 1위 SBI저축은행 등입니다.

최근 추세는 미국·유럽계 금융사들은 알리안츠생명처럼 국내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아니면 사업을 축소하는 식으로 규모를 줄이는 모습입니다. 대신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계 자본들은 몸집을 불리고 있습니다.

# 금융산업에 활력 vs 국부유출 논란

외국 자본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과거 미국·유럽계 금융사의 진출이 활발했을 때엔 이들이 선진금융 기법을 들여올 것이라며 두 팔 벌려 환영했습니다. 최근 안방보험 등 중국자본에 대해선 중국의 막강한 자본력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리란 기대가 있습니다.

 

반면 국내에서 돈을 벌어 자국에 갖다 주는 식으로 국부 유출만 초래했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았죠.

실제 외국 금융사들의 배당 성향은 높은 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번 돈을 자국의 대주주에게 주는 배당금의 규모가 크다는 의미입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 증권사들이 그렇고,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역시 보험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배당을 결정했습니다. SC나 씨티은행도 매년 이 문제로 홍역을 앓습니다.
 

이런 국부유출 논란에는 다른 시각도 있는데요.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이라면 배당액 등을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각 금융사가 투자한 돈을 이런 식으로 회수하는 관행을 사사건건 트집 잡으면 우리나라에 어떤 외국 자본이 투자하겠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이런 식의 논란은 우리나라 자본의 외국 진출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죠.
 

# 회사 명칭·광고 등 이미지 개선 안간힘

외국 자본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탓에 이미지 쇄신에 신경 쓰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됩니다. JT그룹의 경우 서울히어로즈 스폰서 추진과 탤런트 고소영의 광고모델 출연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재일동포 3세인 최윤 OK저축은행 회장은 업체명을 아예 오리지널 코리아(Original Korean·OK)로 짓기도 했습니다.

▲ j트러스트의 히어로즈 메인 스폰서 논란 당시에 한 네티즌이 만든 로고.

최근엔 한국SC은행이 4년 만에 다시 '제일'이라는 명칭을 되살리기도 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지난 2002년 제일은행을 인수하면서 만든 이 은행은 지난 2012년부터 한국SC은행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는데요. 고객과의 친밀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 앞으로 'SC제일은행'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습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중은행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데, 이 은행의 배당은 괜찮고 외국계 은행 배당은 국부 유출이라는 시각은 아이러니"며 "한국에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을 추구하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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