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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체제 돌입한 정부…대내외 불확실성 주시

  • 2017.03.10(금) 16:31

차분한 대응…황교안 대행 "새 정부 출범 지원"
경제팀, 주말에도 연달아 회의 '초기 대응' 주력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10일 오전 11시 21분, 이정미 헌법재판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결정하자, 각 정부부처는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주요 부처 수장과 통화를 통해 긴급 지시를 내렸고, 각 정부부처도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헌정 역사성 최초의 대통령 파면으로 긴장한 모습이긴 하지만,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였던 만큼 차분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경제팀 역시 "불안할 이유가 없다"며 차분하고 냉정한 대응을 강조하고 나섰다.

▲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주재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최종선고가 열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황교안 대행 "안보·치안 불안에 만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대통령 탄핵 인용이 결정되자마자 국방부 장관과 행정자치부 장관, 경제부총리, 외교부 장관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각자의 위치에서 소임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국방부에는 최근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피살 등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추가 도발 가능성에 만전의 대비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또 행정부에는 국가적 비상상황에 직면했으니 민생치안에 만전을 기하라고 강조했다.

경제팀에 대해서도 시장안정과 대외신인도 유지를 위해 신속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신용평가사와 해외 투자자 등과 소통을 강화해 정치 상황에 관계없이 우리 경제 시스템이 견조하다는 점을 충분히 부각하라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새 정부의 원활한 출범을 위한 지원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기간이 짧은 만큼, 선거일 지정 등 필요한 준비를 진행하라는 것이다.

◇ 경제팀, 초기 대응 주력 "금융시장 이상 없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경제팀도 오는 주말까지 회의를 개최하며 초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분주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황교안 권한대행이 주재한 국무회의 직후 기획재정부 간부들과 확대 간부회의를 열었다. 또 일요일인 12일 오후 경제관계장관 간담회를 열어 대통령 파면 이후 경제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도 각각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점검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주말인 오는 11일과 12일 각각 금융시장과 전 금융권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후 13, 14일에도 사이버보안 대응태세 현장점검과 시장질서 현장점검 등을 예고했다.

경제팀은 특히 정치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흔들림이 없다는 점을 대내외 강조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국제신용평가사와 해외 투자자들에게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탄핵 결정 이후 시장에 이상 움직임은 없지만, '경제를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시장에 대한 어떠한 불안감도 가질 이유가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내놨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하면서도, 시장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긴급 간부회의에서 "지난 30여 년의 공직생활을 돌이켜볼 때 이미 알려진 리스크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없다는 게 제 경험"이라며 충분한 대응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진 원장도 "금융시장은 차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 유일호(오른쪽)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금융위원장.

◇ 집회 사망·부상자 속출 "도심 집회 안정 관리" 당부

다만 정부는 대통령 공백이라는 국내 정치적 불안과 여러 대외 악재들이 겹칠 경우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사드 관련 중국의 제재조치 확대,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황교안 권한 대행은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싼 경제·안보 여건이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내각과 전 공직자들은 힘들더라도 더욱 비상한 각오로 소임을 다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환호하는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 /이명근 기자 qwe123@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 찬반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황 대행은 "오늘 집회에서 두 분이 사망하셨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해 참으로 안타깝다"며 "탄핵 결정을 계기로 대규모 도심집회가 격화돼 참가자 간의 충돌이나 폭력사고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집회를 관리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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