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보면 국내 금융사들의 대출 태도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해 소비자들이 대출받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 은행, 주택대출 이어 일반대출도 강화
국내은행의 4분기 대출 태도는 가계 주택 대출과 일반대출, 중소기업 대출에서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분기에 가계 주택 대출 위주로 심사를 강화했다면 앞으로는 신용대출 등 일반 대출까지 강화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는 4분기 은행의 주택대출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30이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대출받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3분기 -40보다는 다소 완화한 수치이지만 여전히 대출 문턱이 높은 수준이다.
일반 대출의 대출태도지수는 -20으로 지난 3분기 -7보다 크게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가계에 대한 대출 태도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과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일반대출 모두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은 가계의 부실화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은행 차주 중 가계의 신용위험 지수는 4분기 20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분기에는 23이었다.
한국은행은 "소득개선 부진과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증가 등에 따라 가계의 신용위험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2금융권도 강화…수익성 악화 카드사는 '완화'
대출 수요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부동산 대책 등으로 둔화할 전망이지만 일반대출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은행은 일반대출을 줄이려 하는데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제2금융권 등으로 수요가 다시 쏠릴 것으로 우려된다.
문제는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 신용카드사 등 제2금융권 비은행금융사의 대출 문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저축은행의 4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19로 3분기 -15보다 더 낮아졌다. 상호금융조합은 -40, 생명보험사는 -17 등 대부분 대출 문턱을 높이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시행과 함께 비은행권 대출에 대한 감독 강화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신용카드사의 경우 대출을 되려 늘릴 예정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신용카드사의 대출 태도지수는 19로 지난 분기 13보다 크게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신용카드사는 카드수수료 우대 가맹점 범위 확대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론을 중심으로 대출 태도를 완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