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오른쪽 두 번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 점검회의을 열어 최근 가계대출 변동 추이와 대출 금리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 금융당국 "은행, 비용 고객에게 전가 말라" 경고
금융위원회는 27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권 가계대출 동향 점검 회의를 열었다. 금융감독원 임원과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을 모은 자리다.
김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 본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 국면에 따라 금리변동에 취약한 차주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커졌다"며 "금리상승 압력이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금융위는 이번 점검 회의를 10·24 가계부채 대책에 대한 후속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은행의 대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 이를 사전에 단속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실제 김 부위원장은 시중은행에 강도 높은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과거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시장금리 상승에 손쉽게 대응하고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가산금리를 인상한 사례가 있다"며 "최근 일주일 사이에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0.11~0.16% 올랐다"고 지적했다.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도 "합리적 이유 없이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큰 사회적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대출금리체계 모범 규준을 제대로 준수하는지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은행이 고객에게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권유하도록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기준금리 인상 앞두고 고개 드는 대출 금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하며 올해 연 성장률 3.0% 달성이 확실해지면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금융통화위원회가 내달 30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자료=한국은행 |
이런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실제 은행 대출 금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7년 9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 대출금리는 3.46%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이중 가계대출 금리는 연 3.41%로 전월 3.39%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시장금리 변동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신규 은행권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는 1.52%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상승했고,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연동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2.22%로 전달보다 0.01%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