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당국이 '금융그룹 감독제도 시행'에 대한 중간 점검 결과를 발표.
금융그룹 감독제도는 금융감독의 사각지대였던 '은행없는 금융그룹'과 '산업과 금융회사가 섞인 금융그룹'을 감독하기 위한 제도.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지난해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현재 모범규준 형태로 시범 운영 중.
이날 금융융위원회 발표 내용을 기반으로 금융그룹 감독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재구성.
Q. 최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진행 중인 롯데그룹은 금융그룹 감독 대상에서 제외되나
A. 아직 아님. 고상범 금융위 지배구조팀장은 "매각이 완료되는 올 하반기에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에서 롯데카드 등이 분리되는 절차가 완료되면 감독 대상 제외를 검토하겠다"고 설명.
Q. 교보생명 비중이 절대적인 교보생명도 금융그룹 감독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A. 당국은 교보의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 금융위 관계자는 "기준이 있기 때문에 (교보만) 빼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기준을 충족해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
참고. 현행 금융그룹 감독 지정요건은 3가지. ①여수신, 금투, 보험 중 2개 이상 금융업을 운영하는 복합금융그룹 ②자산총액 5조원 이상 ③인허가와 등록 금융회사 1개 이상. 이 3가지 모두 충족해야 감독대상으로 지정.
롯데와 교보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감독대상은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롯데 등 7개 그룹으로 작년과 동일.
Q. 7개 감독대상 중 가장 유의해야할 곳은
A. 미래에셋. 금융위가 잠정 집계한 금융그룹별 자본규제 영향 시뮬레이션을 보면 작년말 기준 미래에셋 자본비율은 318.4%. 여기에 계열사간 출자 등으로 과다계상된 '중복자본'을 반영하면 자본비율은 194%로 감소. 한 계열사 부실이 그룹 전체로 퍼질 전이위험까지 포함하면 125.3%로 급감.
최소 자본적정성 비율인 100%는 유지. 하지만 2017년 자본비율인 150.7%보다도 오히려 감소. 이동엽 금융위 감독제도팀장은 "중복자본이 많이 생기는 '다단계 자본 출자'를 고려하면 미래에셋의 자본비율은 많이 떨어진다"고 지적.
참고. 자본비율 어떻게 구하나.
Q. 향후 자본비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나
A. 가능성 높음. 금융위는 올 하반기 중복자본 산정에 대한 기준을 구체화할 계획. 금융계열사간 직접 출자가 아닌 교차·우회 출자도 중복자본으로 판단하고 자본에서 제외할 것을 검토. 이 경우 미래에셋 등 일부 금융그룹 자본비율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
Q. 삼성에만 적용되는 집중위험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A. 변동된 것 없음. 집중위험은 금융그룹의 위험이 특정분야에 편중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아직까지 집중위험은 자본비율 산정에 적용되지 않고 있음. 삼성생명은 올 3월 기준 삼성전자 지분 8.51% 보유. 장부가로 23조원에 육박. 금융위 측은 "집중위험은 금융그룹감독법안 등에 대한 국회 논의와 연계해 검토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
Q. 위험관리실태 평가 시기는
A. 금융그룹을 점검하는 위험관리실태 평가는 금융그룹별로 2~3년에 1번 실시하는 것으로 확정. 올 하반기부터 매년 2~3개 금융그룹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실시할 계획.
Q. 금융그룹감독법 국회 문턱 넘을까
A. 미지수. 작년 6월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과 11월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발의. 현재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 상태. 앞으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주도로 공청회를 열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