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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은행,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 2020.08.12(수) 10:19

SBI홀딩스가 2002년 인수한 이후 가파르게 성장
부실·일본계 이미지 벗고 1위 저축은행 자리매김

SBI저축은행이 과거 부실과 일본계라는 이미지를 벗고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국내 개별 저축은행 가운데 최초로 자산 10조원을 돌파하면서 1위 저축은행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대주주인 일본 SBI홀딩스 그룹 내 위상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 부실·일본계 이미지 벗고 가파르게 성장

SBI저축은행은 JT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일본계다. 일본 금융그룹 SBI홀딩스가 18년 전인 2002년 당시 현대스위스1저축은행 지분 10%와 현대스위스2저축은행 지분 20%를 80억여원에 인수했다.

당시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투자 계열사였던 SBI홀딩스는 2005년 독립과 함께 이름을 바꾸면서 국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후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현대스위스1을 통해 현대스위스3 지분 전량과 현대스위스4 지분 60%를 190억원가량에 인수했다. 이후 스위스1 산하에 나머지를 편입한 구조를 구축했다.

2013년 3월에는 2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함께 SBI홀딩스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해 9월 사명을 SBI저축은행으로 바꾸고 이듬해 국내 저축은행을 모두 하나로 합쳤다. 같은해 말 자산총액은 약 4조원 규모로 2002년 7900억원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SBI홀딩스가 국내 사업 확장에 나선 이유는 일본 내 장기 저금리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경제가 장기침체를 겪으면서 기준금리가 0%대에 머물렀던 반면 당시 국내 법정 최고금리는 39%에 달했던 만큼 양국 간 금리차를 노렸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부실 저축은행들이 대거 매물로 쏟아지면서 시장 문턱도 낮아졌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캄보디아 프놈펜 상업은행 지분을 50% 가까이 가지고 있었다는 점도 해외사업을 영위하는 SBI홀딩스 입장에선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 자산 10조 돌파하며 확실한 1위 자리매김

SBI홀딩스의 경영 전략은 명확했다. 과거 프로젝트파이낸싱에 주력하던 대출 구조를 개인 및 영세 중소기업으로 전환해 부실채권을 최소화했다. 정상채권을 적극적으로 매입해 예대마진을 극대화하고, 기존 모집인 확대와 함께 선제적으로 인터넷 채널을 구축해 실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전략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 SBI홀딩스의 자회사 편입 이후 부동산 관련 불량채권을 모두 처분하면서 2014년 말 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곧바로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6320여억원에 달한다. 올해 2분기엔 국내 개별 저축은행 최초로 자산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국내 핀테크 업체와 협력해 신용평가시스템을 개선하면서 건전성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고, 그러면서 다시 수익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그리고 있다"면서 "규모나 수익성 측면에서 1위 저축은행의 지위가 공고해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덩치가 커지면서 그룹 내 존재감도 상당해졌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BI홀딩스의 자산 규모는 약 67조원이다. 그룹 자산의 7분의 1정도를 SBI저축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6월 말 현재 SBI홀딩스의 연결 자회사가 249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룹 내 위상을 잘 확인할 수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2015년까지만 해도 매각설이 많이 나왔고 SBI홀딩스도 이런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옛날 이야기"라면서 "현재로선 매각은 물론 배당과 상장 등을 포함한 차익 실현 옵션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SBI홀딩스는 2018년 사업 결과를 발표하면서 SBI저축은행의 기업 평가액이 724억엔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보수적으로 산출한 금액이라고 하지만 당시 환율을 적용하면 8000억원에 가깝다. SBI홀딩스가 현재까지 SBI저축은행에 투입한 자금 총액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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