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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즉시연금 소송 패소에 한화·KB생명도 '긴장'

  • 2021.07.22(목) 11:54

매달 연금 지급액서 일정액 차감 내용 명시 안 해
약관 명시 농협생명만 승소…한화·KB생명도 '불리'

삼성생명 즉시연금 상품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덜 받았다며 제기한 1심 소송에서 승소했다. 삼성생명이 보험 가입자에게 연금액 산출 방법 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소송과 마찬가지로 금융상품 약관의 뜻이 명확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이 적용됐다. 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가 큰 삼성생명이 패소하면서 추후 재판이 예정된 한화·KB생명 소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그래픽=비즈니스워치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이관용)는 전날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보험 가입자인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즉시연금은 가입할 때 보험료 전액을 한꺼번에 납입하면 그 다음 달부터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이다. 문제가 된 건 상속만기형 즉시연금이다. 이 상품은 보험료를 일시납입하면 보험료에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등을 공제한 뒤 나머지 금액을 운용해 매달 연금을 지급한다. 만기 시 처음에 낸 보험료 전액을 돌려 받는다.

그런데 보험사들이 만기일에 환급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매달 연금 지급액에서 일정 금액을 또 공제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즉시연금 가입자들은 보험사가 해당 내용을 약관에 제대로 명시하지 않았고 명확한 설명도 없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 반환받아야 한다고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냈다.

2017년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미지급금을 돌려주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KB생명 등이 이를 거부했고 2018년 10월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앞서 미래에셋·동양·교보생명이 패소한 재판과 마찬가지로 매달 연금 지급액을 조금씩 떼서 만기 환급금을 마련한다는 사실을 가입자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이 승패를 갈랐다. 1심 재판부는 "그런 내용이 약관에도 없고 상품 판매 과정에서도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이 파악한 보험업계 전체 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는 8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생명의 미지급금이 43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850억원과 70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번 삼성생명 판결에서 다툰 금액은 6억원 수준이지만, 소송을 포기한 가입자까지 보험금 추가 청구가 확산되면 보험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가 가장 큰 삼성생명이 패소하면서, 추후 재판이 예정된 한화·KB생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명 이상의 법관이 합의해 결론이 난 첫 합의부 판결로 무게감이 다른 데다, 승소한 사례가 NH농협생명밖에 없어서다.

NH농협생명의 경우 약관에 적립액 차감 내용이 명시적으로 들어 있었지만 한화·KB생명은 삼성생명과 대동소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판결문을 수령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앞서 패소한 보험사 3곳과 마찬가지로 항소에 나설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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