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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라이나생명 내부 혼란…구조조정 이슈도

  • 2021.10.15(금) 11:45

고용승계, 매각 위로금 조건 불명확해 불안감
직원협 통해 비대위 구성…노조 설립 움직임

미국 처브(Chubb) 그룹에 매각을 앞둔 라이나생명이 고용안정과 보상방안 등을 놓고 내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라이나생명 모회사인 시그나그룹이 매각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처브 쪽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고용승계 불투명 혼란…비대위' 설립 추진  

라이나생명 직원들은 직원협의회를 중심으로 매각과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추진하는 한편 집단적 움직임을 위한 노조 설립 등도 거론하고 있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딜(deal) 과정에서 고용승계에 대한 확답이 들어있지 않은 것 같다"라며 "세부 조건을 직원들에게 공개하거나 설명하지 않아 고용승계와 관련한 내부 불안감이 크고 고용안정 기간이나 매각 위로금 등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면서 내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불안감과 불만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모회사인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을 거액에 매각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배제되면서 소위 '팽 당했다'라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나생명은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이중 절반가량을 그룹에 배당해 온 알짜 회사다. 최근 10년간 그룹에 배당한 금액만 1조1650억원에 달한다. 

라이나생명 당기순이익 및 시그나그룹 배당액 추이/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시그나그룹이 아태지역 7개국 보험사업 전체를 처브그룹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이번 매각의 핵심은 라이나생명이다. 실제 57억5000만달러(우리돈 6조8600억원)의 매각금액 중 4조~5조원가량이 라이나생명의 몫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고용안정 기간 등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 매각 위로금은 대주주 승인 변경으로 매각이 끝나는 순간 근속연수에 차등 없이 일부를 지급하고, 나머지는 매각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지급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 성장 기여도에 상관없이 매각 위로금을 일괄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일부에서 합리적 차등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불협화음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직원들이 단결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급여·복지 수준 차이, 구조조정 이슈 부각 

매각 후 처브라이프와 합병할 경우 사내복지 등 처우가 나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라이나생명은 중소형 보험사임에도 업계 내에서 연봉이 높기로 손에 꼽힌다. 취업정보사이트인 잡플래닛에 따르면 라이나생명 평균연봉은 7918만원이다.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 전액을 회사에서 지원하고 퇴직연금의 경우 연차에 따라 10~18%를 확정기여형(DC형)에 인센티브를 포함해 지원한다. 

특히 6시 이후엔 30분마다 야근수당을 1.5~2.5배까지 시간당 차등 지급하고, 주 35시간 근무제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합병 후 근무시간이 주 40시간으로 늘어나게 되면 연봉이 13% 줄어드는 효과라는 게 라이나생명 측 설명이다. 

반면 처브라이프는 임직원 수가 라이나생명의 6분의 1 수준으로 최근 수년간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라이나생명은 기본급도 높은 데다 경력직도 많아서 급여수준이 높고 복지도 굉장히 잘 돼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상대적으로 처브라이프는 규모가 작고 국내 생보업계 내에서도 마이너 보험사라 매각 시 복지 축소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라이나생명 처브라이프 주요 경영지표/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독립경영이 어려울 경우 경영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이슈도 부각할 수 있다. 

올해 6월말 라이나생명 임직원은 839명으로 처브라이프 142명 대비 6배나 많다. 시그나그룹은 매각작업 완료 전까지는 독립형태로 운영한다고 했지만 이후에도 그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KB금융그룹에 안긴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인수된 후 창사 이래 30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푸르덴셜생명 측은 업황 악화에 따른 비용감축이라는 입장이었지만 시장에서는 KB생명과 합병을 위한 중복인력 감축을 위한 선제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독립경영 체제 유지가 어려울 경우 라이나생명 역시 경영효율화 비용절감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단행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처브그룹 회장 방문…분위기 바뀔까

다만 내달 분위기 반전도 예상된다. 에반 그린버그 처브그룹 회장 겸 대표이사가 한국을 찾아 라이나생명과 매각 관련한 세부 내용들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조지은 라이나생명 대표를 만나 매각 세부 내용들과 약속 이행 사항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그린버그 회장은 그룹 소속인 처브라이프를 비롯해 에이스손보를 다독이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현지시간) 시그나그룹의 매각 합의 발표 전까지 처브라이프생명 내부에서도 인수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데다 피인수사의 덩치가 큰 만큼 인수합병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처브라이프 관계자는 "그룹으로부터 인수 관련 내용이나 추가 진행 과정 등은 공유받지 못했다"라며 "매각작업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아직 내부에서 크게 동요하는 기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라이나생명이 인지도도 높고 규모 차이도 커 우리(처브라이프)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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