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시장의 시선이 갈수록 미국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31년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에서 물가 지표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되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지난 10월 생산자물가지수를 주중 내놓는다. 전세계적인 공급망 병목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국내 역시 이를 피해가지 못하면서 생산자물가지수가 상승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6일 10월 소매판매와 10월 산업생산지표를 발표한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19일 10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은 내수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내수경제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지난 9월에는 시장 예상을 깨고 전월 대비 0.7% 확대되면서 소비가 늘어났다.
10월 역시 이같은 추세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은데, 문제는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미국의 높은 물가상승률과 맞물려 인플레이션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대비 6.2%, 전월 대비 0.9% 올랐다. 이는 1990년 12월 이후 31년 만의 최대폭 상승이다.
미국의 물가상승률 크게 증가한 것은 미국 내수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원자재와 물류가 제대로 이동하지 않는 공급망 차질 현상이 함께 어우러져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10월 소매판매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게다가 이달에는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과 전 세계적인 소비행렬이 이따르는 블랙프라이데이까지 앞두고 있다. 물가가 좀처럼 가라않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가 늘어난다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10월 경제지표가 발표된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속도를 좀 더 빠르게 나서며 진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국내 역시 오는 10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발표하는데 이 역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국내에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생산자물가지수란 국내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당장 지난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1.1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올랐다. 이는 2011년 4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며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국내에서는 요소수 대란으로 인한 물류대란까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 생산자들이 상품을 생산하는 가격이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국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더 깊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특히 물가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명목으로 한은이 이달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