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다만 아직 영업시장 정상화 시점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은행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시간 단축 운영을 실시한 이후 아직 이 체제가 유지중이다. 하지만 최근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고, 금융당국도 영업시간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선 상황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현재 은행 영업시간 복원 문제를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중이다. 이들은 이번주내로 운영시간 정상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은행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지난 2020년 2월부터 영업시간을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로 1시간 단축 운영했다. 이후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됐지만 은행 영업시간은 여전히 단축 운영중이다. ▷관련기사:거리두기 해제됐는데…은행 영업단축 언제 풀리나(1월9일)
영업시간 단축이 여전히 이어지는 이유는 은행 노조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된 이후 영업시간 단축 여부를 논의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은행들 역시 "노조에서 협의할 사항"이라며 "협의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만 내놨다.
일부 은행들은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운영 시간을 연장하는 탄력점포를 운영 중이지만 역부족이란 의견이 나온다. 탄력점포는 은행의 일반적인 영업시간과 달리 운영되는 점포를 말하다. KB국민은행의 '9 to 6 지점'이나 신한은행의 '이브닝 플러스 지점', 농협은행의 '애프터 뱅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탄력 점포들은 영업시간 이후에도 4시~9시까지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
최근 은행업무를 위해 은행을 방문한 A씨는 "코로나 규제도 완화되고 다른 업종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은행들은 언제까지 단축 운영을 하는 것이냐"며 "주변에 탄력점포도 없을 뿐더러 점심시간에 은행가면 30분 대기가 기본인데 운영시간 마저 3시에 끝나 반차내고 가야될 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 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시중 12개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BNK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의 지난해말 기준 전국 탄력점포는 919개이다.
하지만 이중 28개는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이고 14개는 공항 등에 있는 환전 센터다. 또 300개는 점포 수가 아니라 자동화기기(ATM) 개수다. 이중 실제 오후 3시 30분 이후 일반 은행 창구 업무를 볼 수 있는 탄력점포는 542개에 그친다. 전체 은행 점포(5432개·금융감독원 통계·9월 기준)의 10%도 안되는 것이다.
탄력 점포 수는 농협은행이 254개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KB국민은행 83개, 신한은행 82개를 운영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우 주말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점포 외에는 아직까지 탄력 점포 운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경우 외국인특화점포는 주말에도 이용 가능하다"며 "관공서 소재 점포의 일반 업무는 15시30분까지 법원업무는 오후 6시까지 이용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불편이 이어지자 금융당국도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KB국민은행 남대문종합금융센터를 찾아 영업시간 정상화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영업시간도 복원하는 것이 국민들의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며 "빨리 노사간 협의가 이뤄져 영업시간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당국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달리 은행들의 영업시간 정상화 시점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노조측과 논의가 계속 진행돼야 정상 운영 가능 여부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초기 협의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