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가 취임이후 금융회사의 사회적책임 강화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금융지주 수장들이 취임 일성으로 그룹의 미래 성장과제를 강조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는 최근 사회적으로 금융회사의 사회적 역할론이 강조되고 있는 데다가 금융당국까지 나서 '상생금융'을 강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등 금융지주로서 본보기가 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면 과제로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M&A와 같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영역보다는 현재 사업포트폴리오에 집중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게 그의 계획이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는 1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경쟁·성장보다 '사회적 책임' 강조
양종희 KB금융 회장 후보가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사회적 책임'이다.
양 후보는 "단순히 주주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대해 (금융회사들이)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KB금융은 재무적 가치에서 1등 그룹이었으나 이제는 이를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모범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올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공공재 발언,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강조 등으로 금융회사의 사회적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 수행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게 첫번째 해석이다.
또 다른 금융지주가 넘볼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굳이 외연 확장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현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잘 운영해 나간다면 1등 금융지주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불거진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KB국민은행 직원들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투자하고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적발한 바 있다. 양 후보는 이에 대해 사과하면서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관련기사 : 증자 미리 알고 127억 부당이득…KB국민은행 증권대행 '구멍'
이같은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 장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양 후보는 "금융기관은 신뢰로 먹고사는 곳인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라며 "임직원들의 규정 준수를 위해 내부통제 모든 프로세스의 디지털 기술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문제를 자동 점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종희의 KB…'내실 다지기' 먼저
양 후보는 당면과제로 '내실 다지기'를 우선시했다. 덩치를 키우기 보다는 현재 사업포트폴리오에 집중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힘쓰겠다는 게 양 후보의 설명이다.
양 후보는 "KB금융은 전반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M&A가 목적은 아니다"라며 "단순 금융기관외 비금융도 함께 갈 수 있도록 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이러한 측면은 고려하겠다"고 했다.
금융회사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기 보다는 현재 사업포트폴리오를 운영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비금융회사의 인수·합병은 금융당국의 법령 개선이 필요한 만큼 긴 시계로 접근하겠다는 얘기다.▷관련기사 : 금융권 해외사업 족쇄 확 푼다…비금융업도 인수 가능
이와 동시에 최근 급증하고 있는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리스크 관리에도 힘을 쏟겠다는 게 양 후보의 계획이다.
특히 약 9년만에 회장이 교체되는 만큼 어수선해질 수 있는 조직을 추스르는데도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양 후보는 "전환기에 나타날 수 있는 조직적인 이완현상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꿈을 가진 직원들이 마음껏 일하고 발탁될 수 있는 인사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양종희 후보는 임원 자격요건 심사 등의 절차를 거친 이후 11월로 예정된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