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보험사 대부분이 신계약 성장에 따른 보험 마진 증가로 호실적을 거둔 반면, 일부는 고금리·고환율에 따른 투자실적 악화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 산하 생명·손해보험사 8곳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우선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건 KB손해보험이었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2538억원보다 15.1%(384억원) 증가한 2922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보험영업손익은 2489억원에서 3666억원으로 47.3%(1177억원) 급증했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통한 장기보장성 상품 판매가 늘어나 보험계약마진(CSM)이 크게 증가하며 실적 상승을 이뤘다고 KB손보 측은 설명했다. 실제 KB손보의 CSM은 올 1분기 8조9030억원으로 전년동기 8조1900억원 대비 8.7%(7130억원) 증가했다.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에서 보험수익은 CSM 상각을 통해 발생한다.
다음으로 신한라이프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1338억원) 대비 15.2%(204억원) 증가한 154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신계약 성장에 따른 CSM 상각 확대가 주효했다. 이 회사의 1분기 CSM은 7조2776억원으로 전년동기(7조277억원)대비 3.6%(2499억원) 늘었다.
하나생명은 올 1분기 4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동기(-20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하나손보는 24억원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전년동기(-83억원)보다 적자 폭을 줄였다. 하나생명 측은 "해외대체투자 등 투자이익은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보장성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보험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보는 고금리 직격탄을 맞았다. 두 회사는 전년동기대비 31.6%(362억원), 24.2%(191억원) 각각 줄어든 784억원, 59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농협생명·손보 관계자는 "보장성 신계약 확대로 보험손익은 증가했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자산(FVPL) 평가손익 감소로 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농협생명의 경우 FVPL이 전년동기 1164억원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에는 485억원에 그쳤다.
고금리 악재는 KB라이프생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전년동기(1241억원) 대비 16.7%나 감소한 10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투자영업손익이 올 1분기 633억원으로 전년동기(1197억원)와 비교해 47.1%(564억원) 감소했다. 신한EZ손보도 고배를 마셨다. 신한EZ손보는 지난 1분기 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동기와 동일한 손실액이다. 비대면 채널 및 1년 이내 미니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 등 디지털보험사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게 업계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