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 오조작 사고 4건 중 1건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1세부터 사고 건수가 급증하는 반면 30대 이하 운전자는 사고율이 현저히 낮았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의무 등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페달 오조작 사고특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19~2024년 6월까지 발생한 자동차 사고 중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차량의 사례를 분석했다.
이 기간 집계된 사고 건수는 총 1만1042건으로 연평균 2008건, 월평균 167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1세 이상의 운전자가 전체 39.1%로 특히 65세를 넘어가면 사고율이 급증했다. 65세 이상의 페달 오조작 사고는 총 2718건으로 25.7%에 달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국내 7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200만 명으로 전체 면허 소지자의 5.9%에 불과하다. 반면 페달 오조작 사고 점유율은 14.6%로 높다. 30대 이하 운전자는 1139만명으로 전체 33.9%에 달하지만, 페달 오조작 사고 점유율은 18%다.
운전면허 소지자비율과 가속페달 오조작 사고 점유율(페달오조작사고/운전면허소지자 비율)을 비교하면 30대 이하는 58.1%, 60대 이상은 184.4%로 크게 차이난다. 30대 이하 운전자 수가 60대 이상보다 훨씬 많지만 정작 사고율은 낮다는 의미다.
연구소는 "고령자는 면허 소지자라 할지라도 실 운전자 비율이 타 연령대보다 낮은 것을 감안하면 페달 오조작 사고 위험이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남성의 경우 55세 이상부터 사고 점유율이 높아졌고, 여성은 40세 이후부터 점유율이 증가했다.
사고는 주로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번갈아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주차장, 교차로, 신호등 앞 등이다. 주차구역 내에서 주차, 후진, 출차 중 사고가 전체 사고의 48%를 차지했다.
이에 연구는 해외 사례를 들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중요성을 강요했다. 일본 국토교통성 지난 2022년 가속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장착할 경우 사고가 53% 예방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동긴급제동장치(AEBS)를 장착하면 사고의 90%가 예방될 것으로 봤다.
실제 일본은 신차 출시 모델의 90% 이상이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장착해 판매 중이다. 기존 차량에도 장착할 수 있도록 애프터마켓용 장치 또한 보급 중이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가 캐스퍼EV에 해당 장치를 장착해 시험 판매 중이다.
박요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페달 오조작 사고는 연령과 성별을 막론하고 발생하지만 특히 고령운전자가 취약하다"며 "신규 차량에 방지 장치 의무 방안을 도입해야 하며, 애프터마켓용 제품 개발도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