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으로 금융이 집중되는 문제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분형 모기지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은 3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방안'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이날 회의에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회장과 6대 은행장(KB·신한·하나·우리·NH·IBK) 및 부행장 등도 참석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대출을 규제하면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대출 규제가 시장 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일정 기간에 그친다"면서 "지금보다는 금융이 좀 더 사업성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게 적합하고 또 그런 측면에서 지분형 모기지론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분형 모기지는 주택의 소유권을 개인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등 정책금융기관이 나눠 갖는 제도다. 예를 들어 자기자본이 1억인 무주택자가 10억짜리 주택에 들어간다고 할 때 은행에서 4억을 빌린다고 가정하면, 주금공이 이 집의 지분 50%를 취득해 나머지 5억원을 충당하는 방식이다. 초기 투입 자본을 줄일 수 있다. 이게 보편화되면 주택 매입에 쏠리는 자금 비중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추후 임대인은 주금공이 갖고 있는 지분만큼 사용료를 지불하면 된다. 사용료는 은행 이자보다 낮게 책정하자는 게 금융위의 목표다. 소득 여유에 따라 임대인은 주금공이 보유한 지분을 자기지분으로 옮겨올 수도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분형 모기지 도입에 공감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에 치우친) 부동산금융의 큰 틀이 바뀌는 방안일 것"이라면서 "역세권 등 아주 좋은 입지의 주택에서 먼저 시도해 성공 사례를 보여주는 게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총재는 정책금융의 총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정책금융으로 저소득층이나 신혼부부, 무주택자를 도와주는 건 정치적으로는 맞다"면서도 "(부동산 쏠림현상 해소를 위해서는) 저소득층만 받아주고 나머지는 줄여서 다른 사업으로 자금이 융통될 수 있게 해야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며 "부동산으로 금융이 쏠리는 건 경제성장 하방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상반기 내지는 연내 방향성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동산 신용규모는 1932조5000억원으로 2014년 이후 연평균 100조5000억원씩 증가했다. 다만 부동산은 투자 대비 자본생산성이 낮아 경제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