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해외 건설장비 임대 사업(DCS 사업)을 두산중공업에 넘긴다. 사업상의 시너지 확대는 물론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해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해외 건설현장 장비 임대사업을 두산중공업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양도한다고 5일 밝혔다.
건설장비 임대사업의 자산가치는 126억원이다. ㈜두산은 현물출자를 통해 두산중공업의 주식 30만주를 취득한다. 이로 인해 ㈜두산의 두산중공업 지분율은 종전 49%에서 49.2%로 소폭 늘어난다.
해외 건설현장 장비 임대사업은 사업형 지주회사인 ㈜두산이 지난 2011년부터 해왔던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두산중공업 등의 해외 공사가 많아 일정 정도의 수요가 보장된 사업이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실제 공사를 진행하는 두산중공업 등이 ㈜두산으로부터 공사에 필요한 장비를 임대하는 것이 업무 프로세스상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두산은 해외 건설장비 임대사업을 두산중공업에 양도, 두산중공업이 직영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두산 관계자는 "건설장비 임대사업은 주로 중동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했다"며 "하지만 최근 이 지역에서 EPC사업을 수행하는 회사들이 자체 건설장비를 사용하는 추세임을 반영해 두산중공업이 건설장비 임대사업을 직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두산의 이번 사업 양도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 해소 차원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부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만큼 일종의 '내부자 거래'였던 건설장비 임대 사업을 아예 두산중공업을 넘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두산의 해외 건설장비 임대 사업은 주요 대상이 두산중공업이었다. 해외 건설장비 임대사업의 매출이 100% 두산중공업에서 나오는 만큼 '일감 몰아주기'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해당 사업을 넘긴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 양도는 사업상의 시너지도 있지만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의 성격이 크다"면서 "㈜두산의 입장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EPC(Engineering, Procurement, and Construction)
플랜트에서의 설계 및 자재조달, 시공까지의 전 과정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