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강자들이 돌아온다
⑤이대로는 안된다
“파업을 일삼는 강성노조 덕분에 현대차 근로자는 글로벌 자동차업체 중 가장 많은 수당을 받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
지난달 현대차 노조의 파업을 바라보는 해외 언론들의 시각은 한결 같다. 한마디로 '우려'다. 매년 지속되는 노조의 파업은 해외에서조차 현대차의 미래를 걱정하게하는 큰 요인이다.
◇ 22년간 파업, 생산차질 14조원
현대차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저가차', '깡통차'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품질을 무기로 해외 시장을 계속 두드렸다. 그 결과, 현대차는 불과 2~3년 사이 글로벌 메이커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현대차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최대 경쟁 상대였던 일본의 도요타가 다시 도약의 시동을 걸었다. 무너졌던 미국 빅3 메이커들도 회생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세계 자동차 수요는 여전히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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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공들여 올라선 자리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밀려나는 것은 한순간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 노조는 파업을 일삼고 있다. 밖에서는 고군분투하는데 안에서는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해외 언론들이 현대차에 대해 우려하는 이유다.
실제로 현대차 노조는 87년 설립이래 단 4년을 제외한 22년간 파업을 이어왔다. 노조의 파업 탓에 현대차는 지난 22년간 생산차질 125만4649대, 액수로는 14조3955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올해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액만 1조255억원이다.
현대차 노조는 매년 현대차가 거둔 성과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왔다. 잔업과 특근도 마다하지 않고 회사가 글로벌 수준의 생산성을 갖췄으니 이런 요구는 당연하다는 논리다.
◇ '높은' 임금 '낮은' 생산성
하지만 정말 노조의 설명처럼 현대차 노조의 생산성은 글로벌 수준일까. 수치상으로 보여지는 노조의 생산성은 노조의 주장과는 딴판이다.
대표적인 것이 HPV(자동차 1대당 투입 시간)이다. 작년 기준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HPV는 15.4, 베이징현대는 18.8이다. 반면 국내 공장은 30.5다. 국내 공장에서 자동차 1대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시간이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비해 2배 가량 더 들어가는 셈이다.
조립라인에 100명을 투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편성효율도 바닥이다.
작년 기준 현대차 국내 공장 편성효율은 53.4%다. 미국 공장(91.6%), 중국 공장(86.9%), 체코공장(90.6%)에 한참 뒤쳐진다. 100명을 투입해도 53명이 일하는 효과밖에 못봤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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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 현대차 국내 공장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미국, 중국 자동차공장 근로자보다 많다.
현대차 국내 공장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2만4778원이다. 중국 자동차 공장 근로자의 시간당 편균임금은 7711원이다. 현대차 국내 공장의 3분의 1수준이다. 미국 공장 근로자 시간당 평균임금(2만1422원)보다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국내 공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낮은 생산성"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계속 발목을 잡는다면 현대차 노사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