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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캐시카우 확보하자' 제약 품는 바이오기업들

  • 2025.02.20(목) 08:00

케이피에스·신라젠 등 제약사 인수 추진 
지엘팜텍 '적자 축소', HLB제약 '흑자 전환'
크리스탈지노믹스, 8년만에 화일약품 재매각

주요 바이오기업들이 전공인 신약개발과 거리가 있는 제약기업 인수 및 운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상장 유지를 위한 매출 확보를 넘어 신약 개발이라는 길고 지난한 과정을 버티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캐시카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제약과 바이오는 엄연히 사업 영역이 다르고 차별화한 전문성 및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바이오기업들의 제약사 인수가 순탄한 것만이 아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피에스와 신라젠은 제약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최근 바이오투자 시장 한파 여파로 인한 안정적인 매출 및 캐시카우 확보 차원이 크다. 아울러 개발 중인 제품의 생산공장 확보나 신사업 추진 등의 이유에서다.  

케이피에스·신라젠·인벤티지랩, 제약사·GMP 공장 인수 추진

코스닥 상장사인 케이피에스는 내달 한국글로벌제약과의 합병을 통해 제약사 간판을 달고 새출발한다. 케이피에스는 그동안 자회사인 빅씽크테라퓨틱스와 알곡바이오를 통해 의약품 유통 및 혁신신약 개발을 해왔다. 이번에 한국글로벌제약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의약품 생산 및 판매까지 아우르게 된다. 

한국글로벌제약은 전문의약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으로 2023년 매출액이 391억원, 영업이익이 22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자회사들의 실적까지 포함하면 케이피에스는 연매출이 1000억 중반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케이피에스는 최근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사인 케이비바이오메드를 인수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꾸준한 이익을 내는 캐시카우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을 신약 후보물질까지 확보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기업 신라젠도 소형 제약사를 인수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현재 실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는 소형 제약사를 인수해 외형을 확장하고 연구개발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지속형 주사제 개발기업인 인벤티지랩은 전환사채 인수 및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250억원을 투입해 코스닥 상장사 큐라티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큐라티스가 보유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공장에 주목한 결정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인벤티지랩은 큐라티스 공장에서 개발 중인 장기 지속형 주사제의 임상샘플 및 상업용 제품 생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LNP 플랫폼을 추가해, 유전자 물질 합성부터 LNP 제조 및 완제 충진까지 아우르는 의약품위탁개발(CDMO)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더블유사이언스 지엘팜텍 '적자 축소'…HLB제약 '흑자전환'

제약사를 품은 바이오기업들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엘팜텍과 HLB제약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제약사를 인수해 실적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엘팜텍은 개량신약, 복제의약품(제네릭) 개발과 생산에 강점이 있는 회사다. 2023년 우종수 전 한미약품 대표가 설립한 약물전달시스템 신약개발기업인 더블유사이언스가 인수했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260억원을 달성했으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17억원으로 전년 32억원 영업손실에서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회사측은 지속적인 제조원가 절감 및 효율적 비용 관리를 통해 실적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HLB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1360억원보다 증가한 1371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전년 195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HLB그룹 산하 HLB생명과학은 2020년 메디포럼제약(구 시트리, 현 HLB제약)를 인수하면서 제약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HLB는 제조·생산시설과 영업·마케팅 조직을 확보함으로써 의약품 생산부터 국내 유통까지 가능한 체계를 구축했다.

셀트리온제약, 10배 이상 성장…크리스탈, 화일약품 재매각

무엇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셀트리온제약이다. 셀트리온은 2009년 매출액 300억원대(2008년 326억원) 규모인 한서제약(현 셀트리온제약)을 인수해 연 매출액 4000억원(2023년 3888억원)에 육박하는 회사로 변모시켰다. 지난해 셀트리온제약은 2030년 국내 5대 제약사로 도전하겠다는 '비전 2030'을 실행하고 있다.

바이오기업의 제약사 인수가 순탄치 않은 사례도 있다. 크리지탈지노믹스(현 CG인바이츠)는 2013년 화일약품을 인수했지만 2021년 "신약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임상개발 투자에 사용하겠다"면서 결국 재매각했다.

당시 알짜 회사로 평가받았던 화일약품은 크리스탈지노믹스 대주주 아래에서 매출액 1000억원 수준에서 정체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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