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제조업체인 솔루엠이 지난해 매서운 성장세를 잠시 멈추고 숨고르기 했다. 경영환경 악화에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확대한 만큼 올해는 매출 2조원에 도전하며 실적 턴어라운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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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엠은 18일 지난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 1조5944억원, 영업이익 6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대비 18.28%와 55.4% 줄어든 수치다. 순이익 또한 377억원으로 70% 가까이 후퇴했다.
솔루엠은 지난 2020년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선 후 2021년 1조1533억원, 2022년 1조6945억원, 2023년 1조9511억원을 기록하며 폭풍 성장했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 2020년 564억원에서 2023년 1545억원까지 세 배 가까이 늘어난 후 지난해 주춤하는 흐름을 보였다.
솔루엠은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비용 증가와 함께 해외 현지 시장진출 확대 및 신규사업 연구개발비 등 비용이 늘어난 것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지속에 따라 유럽 대형 전자가격표시기(ESL) 거래선들이 투자를 유보한데다, 홍해 전쟁과 미중 갈등으로 인한 해상운임 급등한 여파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시 실적이 반등하는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아깝게 달성에 실패했던 2조원 매출 달성도 노리고 있다. FN가이드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솔루엠 매출은 1조9441억원, 영업이익은 977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부진 등에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했다. 지난해를 글로벌 영업 발판 확대의 원년으로 삼고 유럽과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남미, 중동 등 주요 시장에 13개의 현지 법인과 사무소를 신설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에 힘입어 지난 1월부터 ESL 매출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 미주 지역의 경우 지난 1월 전년 대비 40% 증가, 이달은 100% 성장세를 보였다. 유럽 시장 또한 1~2월 모두 전년 대비 40% 신장하며 2023년 흐름을 재연하고 있다. 이밖에도 인도, 일본 등 신흥 시장에서도 전년보다 2배 이상 매출이 일어나며 ESL 사업이 날개를 단 모습이다.
국내 제조사 중 유일하게 유럽과 미국 판매 인증을 취득한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은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솔루엠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이 속한 ANP(Automotive&Power) 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0% 가까이 성장했다. 리테일 솔루션 일환인 디지털 사이니지의 성장도 눈에 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8% 증가하며 회사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솔루엠은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전사가 합심해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에 재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