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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크레딧 포인트]②철강업은 안녕하십니까?

  • 2014.01.07(화) 10:29

포스코도 국제신용등급 하락..공급과잉·투자부담
동부제철 투자등급 `턱걸이`..자구계획 이행 관건

철강업계도 글로벌 경기둔화의 후폭풍을 피할 순 없었다. 국내 1위, 세계 5위(조강생산량 기준)의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지난해 무디스·S&P·피치 등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락 소식을 들었다. 국내에서 최고의 신인도(AAA)를 인정받는 포스코가 글로벌 시장에선 투자등급의 하단(BBB)에 위치한 회사로 취급받게 된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철강산업의 과잉공급과 수요둔화 때문이다. 매년 수조원을 투자하며 생산능력을 키웠는데 세계적으로 철강수요가 줄면서 이익은 감소하고 부채가 쌓이는 어려움을 겪었다.

다른 철강업체들은 포스코보다 더한 시련을 겪었다. 국내 신평사들은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이 대규모 설비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재무여력이 급격히 소진된 일부 업체는 회사채 시장 경색과 맞물려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된 실정"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 철강업 체크리스트

 

①공급과잉 : 일반적으로 철강수요는 경제성장에 따라 완만하게 상승하나 공급은 설비증설에 따라 계단식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호황기라도 수익의 급격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불황기엔 막대한 투자비가 부메랑으로 돌아오곤 한다. 최근 국내 철강업계의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2007~2010년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연평균 3조7000억원을 신규 투자했던 국내 철강업계는 2011~2015년에는 연평균 4조5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조선, 건설, 가전 등 국내 주요 업종의 철강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글로벌 철강수요도 2~3%대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철강업계를 둘러싼 공급과잉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다.


②부익부 빈익빈 : 철강업 전반의 어려움이 확대되고 있지만 업체별 대응력에는 차이가 있다. 포스코는 경쟁업체의 고로와 전기로 증설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국내 조강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철강업계의 강자다. 열연을 비롯해 냉연, 후판, 선재 등 다양한 철강제품을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도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계열사나 관계사 등 기댈 언덕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신평사들은 내다봤다.

◇ 주요기업 크레딧포인트


①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부문의 합병은 두 회사의 신용도에 차별적인 영향을 줬다. 현대제철은 매년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낸 현대하이스코의 알짜사업을 가져와 현금창출력이 개선되고, 일관생산체제 완성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현대하이스코의 부채 2조6000억원이 현대제철로 이관돼 재무부담은 남아있으나 현대제철 입장에서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게 신평사들의 분석이다. 반면 현대하이스코의 신용도는 타격을 입었다. 차입금 부담은 줄었지만 수익성 저하, 사업규모 축소 등 사업위험이 전보다 커졌다는 것이다. 나이스신평과 한국신용평가는 우선 현대하이스코의 단기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②동국제강 : 포스코와 함께 후판시장을 과점해온 동국제강은 지난 2010년 현대제철의 후판시장 진출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40%에서 24%로 뚝 떨어지며 시장지배력이 급속이 약화됐다. 여기에 그동안의 투자부담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되자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은 지난달 말 A+에서 A로 하향조정됐다. 후판의 주요 수요처인 조선업 회복 여부 등이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만 동국제강은 위기시 활용할 담보가 충분하다고 신평사들은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금융기관 예치금 8300억원, 유형자산 3조원, 투자자산 1조4000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③동부제철 : 동부그룹은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자 보유자산이나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등 재무융통성이 저하된 상태다. 이를 타개하려고 지난해 11월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했으나 신평사들 사이에선 실현 시기와 효과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동부제철의 경우 동부당진항만 매각이 올해 3월까지로 미뤄진 가운데 매각대상인 인천공장도 산업은행 등에 4800억원의 담보설정이 돼있어 실제 회사로 유입되는 금액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동부그룹은 그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여러 방안을 시도했으나 금융시장의 신뢰를 얻는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지분 매각도 경영권 유지를 위해 일부만 파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자구계획이 적기에 이행될 수 있는지가 동부제철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동부제철은 현재 투자등급에 턱걸이하고 있다. 더 떨어지면 투기등급(BB+ 등급 이하)이 된다.

◇ 기업별 신용등급 변화 (2013년)

포스코 AAA → AAA
포스코특수강 AA- → AA
현대제철 AA → AA
현대하이스코 AA- → AA-
동국제강 A+ → A
동부제철 BBB → BBB-
세아제강 A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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