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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신은 자동차 부품 윈도우 레귤레이터, 가스 보일러 열교환기 부품, 전기 라디에이터 등을 만들던 회사다. 특히 서 회장(56%)과 부친 서병식(86) 전 동남갈포공업 회장(13%), 동생 서창록(53) 고려대 교수(14%) 등 그의 일가가 83%(1999년말 기준)의 지분을 가진 가족기업이나 다름없던 곳이다.
흥신 또한 적자가 계속 쌓여 1999년말 부채(80억원)가 자산(59억원) 보다 더 많을 정도로 살림이 형편 없었다. 앞서 1999년 2월 화의 개시는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흥신은 2009년 7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산을 결의하고 2010년 최종 청산됐다.
제조업에서 별다른 빛을 보지 못한 서 회장이 몇 가지 사업을 구상하다가 다음으로 손을 댄 게 ‘먹는 장사’였다. 2002년 12월 피제이아이(PJI)코리아를 세워 피자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의 한국파파존스(2006년 11월 상호 변경)다. 피자헛, 도미노와 함께 미국 3대 피자 브랜드 중 하나인 파파존스를 들여와 2003년 7월 서울 압구정에 1호점을 냈다. 파파존스의 한국 매장은 아시아 최초였다.
한국파파존스는 1호점을 기점으로 청담, 도곡, 대치, 서초 등 서울 강남 생활권을 중심으로 배달 위주의 매장 영업을 시작해 점차 전국으로 매장망을 확대함으로써 현재 79개(2014년 2월 기준) 매장을 운영중이다. 서 회장은 초기부터 줄곧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회사 지분도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52%나 된다.
그러나 한국파파존스는 살림이 빠듯하다. 2009년을 제외하고 2007년 이후 5년간의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250억원대에서 정체돼 있다. 돈벌이도 신통치 않아 영업이익은 2010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적자를 냈다. 2010년 이후 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지만 연평균 1억원이 채 안돼 그간 적자가 계속되며 점점 불어났던 결손금(2012년말 68억원)을 메꾸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이에 따라 자본잠식비율이 92%에 이를 정도로 자본금(74억원)을 거의 다 까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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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파파존스는 주주(12%)이기도 한 서병식 전 회장에게서 운영자금을 빌리고 있기도 하다. 2012년말 서 전 회장이 받을 채권 잔액이 20억원(총사채잔액 30억원)에 이른다는 것은 한국파파존스의 형편을 잘 보여준다. 또한 은행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17억원에 대해서도 서창우 회장 등으로 부터 지급보증을 제공받고 있기도 하다.
이웅열(58) 코오롱그룹 회장의 손위처남이 자수성가한 기업가의 이미지를 가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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