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취준생의 하루..'高3으로 돌아왔다'
②'열정'..또 하나의 스펙일 뿐
③'스펙 안보자니'..기업들도 고민
④취업설명회 '냉탕과 열탕 사이'
⑤"놀며 배우며 취업하자"
⑥"취업 아닌 직무에 열정 보여라"
⑦이력 허위기재, 꼼짝마!
⑧사진으로 만난 취준생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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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이랜드 채용설명회가 열린 서울 연세대학교 공학원 세미나실은 행사 시작 전에 몰려든 취업준비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
▲ 지난 10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연세대학교 강당에서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채용설명회는 행사가 끝날 무렵에야 자리가 채워졌다. 이랜드 설명회와 달리 다소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즌이 시작되면서 대학 캠퍼스에서 대기업 채용설명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취업난을 반영하듯 설명회는 대부분 성황이다. 취업 정보를 얻으려는 학생들의 열의가 불을 뿜는다. 다만 설명회 대상이 이공계냐 인문계냐에 따라 행사 분위기가 냉탕과 열탕으로 갈렸다.
올해 대기업의 채용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대졸자들의 일자리 찾기 경쟁도 예년만큼 심했다. 이날 이랜드 채용설명회는 오후 4시부터 두 시간 넘게 진행됐는데, 참석자들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설명회는 이 학교 출신의 이랜드 직원과 전략 담당 임원이 나와 회사 소개와 취업에 대해 조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설명회 내용을 노트북이나 수첩에 열심히 받아 적으면서 마지막까지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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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서울 성균관대학교 경영관에서 열린 SK텔레콤 취업설명회에는 250여명의 취업준비생들이 몰려 들었다. |
이러한 모습은 SK텔레콤의 취업설명회에서도 볼 수 있었다. 지난 11일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경영관에서 열린 SK텔레콤 행사에는 200명 이상이 몰렸다. 일부는 의자가 없어 계단에 걸터 앉았다. 이날 설명회는 인문계 출신을 대상으로 마련했다. SK그룹은 이 대학 인문계 출신을 대상으로 SK텔레콤과 SK C&C 등 IT(정보기술) 계열사 설명회를 열었는데 대부분 사람이 붐볐다.
학생들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으려 했다. SK텔레콤 설명회에선 "면접관이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일일이 다 읽는가"에서부터 "학벌·학점·토익점수 등 스펙을 전혀 보지 않느냐", "자기소개서에 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보다 잘못된 점이나 고쳐야 할 점을 써도 괜찮느냐"란 질문이 나왔다.
실제로 이공계보다 인문계 학생이 느끼는 취업 경기는 '한파' 수준이다. SK텔레콤 취업설명회에 참석한 인문계 4학년 학생은 "선배들을 봐도 이공계 출신은 대기업에 쉽게 들어가는 반면 인문계는 취업이 잘 안된다"라고 토로했다. 같은 인문계라도 특정 인기학과 학생의 경우 졸업 이후 일부 대기업이 입도선매식으로 선발해가기 때문에 취업이 한결 쉽다고 한다. 인문계에서도 취업이 잘되는 학과가 따로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도 위화감이 형성돼 있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취업설명회 내용이 큰 도움이 안된다는 볼멘소리도 많다. 보통 인사 담당자들은 '넘치는 열정'과 '회사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를 강조하는 데 많게는 100여개 이상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는 취업준비생에게는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한 졸업생은 "설명회에서 얘기하는 내용은 대부분 두루뭉술해 회사가 정확히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라며 "회사를 소개하기보다 자랑하는 내용이 많아 기업 홍보설명회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