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취준생의 하루..'高3으로 돌아왔다'
②'열정'..또 하나의 스펙일 뿐
③'스펙 안보자니'..기업들도 고민
④취업설명회 '냉탕과 열탕 사이'
⑤"놀며 배우며 취업하자"
⑥"취업 아닌 직무에 열정 보여라"
⑦이력 허위기재, 꼼짝마!
⑧사진으로 만난 취준생의 꿈
올해 CJ그룹은 채용설명회를 열면서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드레스 코드를 주문했다.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간편 복장이다. '트레이닝 바지·찢어진 청바지·짧은 스커트·레깅스·구두·하이힐'은 금지다.
CJ그룹은 '취업 준비로 지친 취업 준비생들에게 탁 트인 공간에서 즐겁게 CJ그룹의 문화를 알게하자'는 취지로 아웃도어 캠프 형식의 행사를 준비했는데 대박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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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한강 난지공원에서 만난 취업 준비생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첬다. 마치 소풍 나온 아이처럼 천진난만했다. 오전 10시20분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시작된 CJ그룹 '아웃도어 멘토링. 내:일을 말하다' 행사에는 300여명의 취준생들이 참가했다. CJ그룹 공채에 이미 지원한 사람들은 물론 지원할 사람들도 포함됐다.
서울과 지방을 적절히 안배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게 CJ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로 멀리 부산에서, 더러는 중국에서 온 학생도 있었다. 사전 신청 때 각 개인별로 원하는 직군을 선택하도록 했다. CJ제일제당을 선택했다면 CJ제일제당 직원 1명과 CJ제일제당에 지원한 참가자 5~6명이 한 조를 이룬다. 지원하려는 회사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라는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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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CJ E&M센터에서 난지 한강공원까지 그들은 함께 걸었다. 중간중간 미션을 부여해 친해지는 시간도 가졌다. 그래서인지 난지 한강공원에 들어서는 참가자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취업설명회가 아닌 놀이공원에 온 새내기들 같았다.
난지 한강공원 행사는 CJ E&M 소속의 슈퍼스타K 출신 가수 홍대광의 미니 콘서트로 시작됐다. 이어지는 점심시간. 각 조는 각자의 텐트로 자리를 옮겼다. 멘토를 중심으로 참가자들이 둘러앉았다. 이미 친해진 터라 어색함은 없었다. 점심으로는 샌드위치가 제공됐다.
"○○님은 왜 여기를 지원했어요?" "문득 생각해보니 하루 종일 CJ와 살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 헛개수로 해장하고 낮에는 '응사' 재방송 보고 하루 종일 CJ E&M가수들 노래 듣고 밤에는 햇반 돌려 먹고 있더라구요. CJ에 입사하면 굶어죽지는 않을 것 같아서.." 한 취준생의 'CJ생활' 이야기에 텐트 안에 웃음 폭탄이 터졌다. 여기저기서 "정말 듣고 보니 그렇네"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그렇게 공감대를 만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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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후 텐트 안에서는 본격적인 멘토링 행사가 열렸다.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조금 전까지의 장난끼는 온데 간데 없었다. CJ CGV 지원자들이 모인 텐트에서는 취준생들의 질문이 쉴새 없이 쏟아졌다. 멘토인 CJ CGV 원은주씨는 참가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당황해 하기도 했다. "굉장히 공부 많이 하고 오셨네요. 저보다 더 많이 아시는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CJ제일제당 텐트의 멘토 최소라씨는 "참가자들이 정말 준비를 많이하고 왔더라"며 "회사 전반에 대한 것은 물론 부서간 인력 이동 등 구체적인 질문도 많았다. 이런 자리를 통해 회사 내부의 분위기와 회사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다"고 말했다.
집단 멘토링 이후 참가자들은 두 개 조로 나뉘었다. 한 조는 자신이 관심있는 회사의 멘토와 일대일 멘토링을 가졌다. 커피 한잔씩 들고 자리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멘토와 이야기를 나눴다. 멘토의 말을 열심히 받아 적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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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조는 곳곳에 마련된 CJ계열사들의 코너에서 룰렛게임 등을 하며 푸짐한 상품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투썸플레이스, 비비고 등 CJ계열사의 '밥차'가 동원됐다.
대구에서 KTX 첫 차로 올라왔다는 한 참가자는 "이런 행사가 있어서 너무 좋다"면서 "사실 취준생들이 가장 답답해 하는 부분이 가고자하는 회사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는 점인데 이런 부분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정말 취준생들에게 필요한 행사"라며 "궁금했던 것도 알게되고 자기소개서 내용을 좀 더 풍부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꼭 CJ에 입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그들은 마음껏 놀고, 배우고, 즐겼다. 이후 이어진 '꽃할배' 나영석 PD와의 토크쇼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참가자들에게는 하얀 가방이 하나씩 지급됐다. 그 안에는 작은 담요와 CJ계열사들이 준비한 간식거리가 들어 있었다. 저녁 8시. 모든 행사가 끝나고 돌아가는 참가자들의 하얀 가방에는 간식 대신 취업에 대한 희망이 담겨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