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포스코그룹 경영진과 갈등 상황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빠른 시일 안에 공식적 거취를 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 사장은 12일 본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그룹차원의 구조조정 이슈 등으로 대내외에 갈등과 불협화음이 있는 것으로 비춰졌다"며 "경위를 떠나 주주와 임직원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 회사의 최고경영자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평생 조직에 몸담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안팎의 잡음으로 몸담은 조직과 모시는 상사 및 임직원 여러분들께 더 이상 누를 끼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라고 최근까지 이어온 고민의 결론을 내렸음을 시사했다.
이어 "오해와 우려가 더 확산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경영현안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공식적인 거취를 표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전병일 사장이 미얀마 가스전 매각 검토설이 불거졌을 당시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정면으로 반박했던 것을 포스코 측이 항명으로 받아들여, 해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됐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지난 11일 "전병일 사장의 해임절차는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없다. 최근 미얀마 가스전 조기 매각과 관련해 그룹 내에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계열사와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내부갈등설 봉합에 나섰다.
아울러 "지난 9일 철의 날 기념식에서 권오준 회장이 미얀마 가스전을 당장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미얀마 가스전 매각 추진의 오해는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 사장이 이날 "더이상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든지 "공식 거취를 표명하겠다"는 표현을 쓰면서 입장을 내놓은 것을 볼 때, 포스코 내부 고위층에서 이번 사태를 '항명에 의한 해임'이 아닌 '자진 사퇴' 쪽으로 정리하려는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전 사장은 이날 보도자료 말미에 "전 임직원이 빠른 시일 내에 안정을 찾아 업무에 집중하고 작금의 비상경영 상황이 슬기롭고 조속히 극복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