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가 야심차게 사들인 발전업체 옛 STX에너지(현 GS이앤알(E&R))에 예상외로 많은 자금이 소요되고 있다. 인수한지 3년이 다 되도록 정상궤도에 오르기는커녕 빚에 치이는 까닭에 올해에만 추가로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집어넣어야 할 판이다.
GS이앤알은 2002년 1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현물출자를 통해 설립된 산단열병합발전이 전신이다. 2003년 11월 옛 STX그룹에 인수되며 STX에너지로 새롭게 출발했지만 STX그룹이 공중분해 되는 바람에 2013년 4월에는 일본 오릭스로 주인이 바뀌기도 했다.
GS그룹은 2014년 2월 STX에너지를 인수했다. 지주회사 GS가 LG상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일본 오릭스의 SPC 버팔로이앤피(Buffalo E&P)의 STX에너지 지분 64.4%를 5650억원에 사들였다. LG상사도 발전사업에 대한 교두보 확보 및 석탄사업의 안정적 수요처 확보를 위해 7.50%를 658억원을 주고 샀다.
GS는 이처럼 막대한 자금투입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GS이앤알이 외부차입을 통해 국내 최초 민간석탄발전사(GS동해전력) 건설과 해외 자원개발 사업 등에 자금을 쏟아 부어 빚이 급증한 탓이다.
2013년 말 8330억원(연결기준)이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2조31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현금성자산을 고려한 순차입금도 6470억원에서 2조1600억원으로 확대됐다. 327%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465%로 뛰었고, 차입금의존도는 78.6%에 이른다.
이렇다보니 GS이앤알은 2013년 이후 외형이 매년 예외 없이 뒷걸음질치는 가운데 기껏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이자비용으로 까먹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 1조2800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2015년 7300억원에 이어 작년 1~9월에는 455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도 2015년 149억원으로 3년전(675억원)에 비해 4분의 1 토막 났다. 다만 작년 1~3분기 223억원을 기록하며 차츰 회복 추세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자로 빠져나갔다.
GS이앤알의 순이익은 2013년 2970억원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이후 좀처럼 적자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빚이 많아 이자로 내는 돈이 많아서다. 작년의 경우에도 9개월간 2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비용만 228억원에 달해 34억5000만원 순익 적자를 기록했다.
GS이앤알은 지난 13일 주주를 대상으로 한 1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이다. 당초 계획(1550억원) 보다는 550억원 감소했다. 2대주주(지분 25%)인 오릭스 버팔로이앤피가 실권한 탓이다. 증자 자금은 전적으로 GS와 LG상사가 댔다. 각각 925억원, 78억3000만원이다.
특히 GS는 앞으로 2090억원이 더 소요될 개연성이 있다. 인수 당시 GS는 버팔로이앤피에 5년 내로 GS이앤알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잔여지분의 매수를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을 부여했다. 최근 계약 내용을 수정했다. 다음 달 버팔로이앤피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GS가 오는 5월 중으로 전량(주당 5만9800원) 사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