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우여곡절 끝에 노조와 임단협 잠정 합의안 도출에 성공하면서 이제 시선은 기아차와 한국GM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한국GM은 카허 카젬 사장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노조와 협상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연내 타결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19일 37차 본교섭에서 2017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양측은 기본급 5만8000원 인상과 성과금 및 격려금 300%+280만원, 중소기업 제품 구입 시 20만 포인트 지원 등에 합의했다.
오는 22일 예정된 노조원 투표에서 합의안이 가결되면 현대차 노사는 올해 4월 첫 교섭을 시작한 이후 8개월 만에 임단협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가운데 3개사가 협상안에 도장을 찍는 셈이다. 앞서 올해 8월 쌍용차 노사가 가장 먼저 임금협상에 마침표를 찍은데 이어 르노삼성도 합의에 성공했다.
반면 기아차와 한국GM은 여전히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통상 현대차가 합의를 이끌어낸 이후 협상을 마무리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협상에 속도가 붙어 연내 타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게 걸림돌이다. 기아차는 올해 8월 통상임금 소송에서 회사가 일부 패소하며 9777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아 3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아차는 잔업 중단 및 특근을 최소화하기로 했고 노조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한국GM의 상황은 더 안 좋다. 카젬 사장이 노조와의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한국GM 노조는 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및 통상임금의 성과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었는데, 번번이 타결점을 찾지 못하자 전임인 제임스 김 사장이 제시했던 기본급 5만원 인상과 타결 성과급 1050만원 지급 안에 합의하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올 9월 카젬 사장이 취임한 이후 보수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합의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 측은 경영 환경 악화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합의안을 도출해보자는 입장이다. 한국GM은 올해도 판매 부진에 시달리면서 1~11월 누적 글로벌 판매량이 47만9058대에 그쳐 전년 동기대비 11.8% 감소한 상태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며 제대로 협상에 임하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다. 이날도 노조는 사측을 비판하며 투쟁에 나섰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한국GM 노사가 연내 임단협 합의에 이르기는 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 모두 지속 경영을 목표로 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회사 경영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노조에 설명하면서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며 “타결 시점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빨리 합의안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