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의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또다시 결렬됐다. 협상 내내 접점을 찾지 못한 탓에 자정을 넘겨 가며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양측 모두 성과 없이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로써 르노삼성은 본사와의 물량 배정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가 8일을 협상 최종 시한으로 못 박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8일 오후 2시부터 10시간 넘게 부산공장 대회의실에서 제20차 교섭을 벌였지만 협상 타결에 끝내 실패했다. 사측은 전날 총 1720만원(실적 인센티브 1020만원+일시불 보너스 7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2차 수정 제시안을 추가 제안했다.
여기에 인력 충원,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설비 투자, 중식 시간 연장 등의 근무 강도 개선안과 함께 배치 전환 프로세스 개선안도 포함했다.
그러나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재차 요구하며 사측의 추가 제안을 거부했다. 노조는 기본급(10만667원)과 자기계발비(2만133원) 인상, 특별 격려금 300만 원 일시 지급 등을 요구해 왔다.
협상 막판에는 추가 인원 200명 투입, 생산 라인 속도 하향 조절, 전환 배치 등에 대한 인사 경영권의 합의 전환 요청 등을 사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전환 배치, 인원 투입 등 현재 협의로 돼 있는 인사 경영권을 노조 합의로 전환 요구하는 것은 부산공장이 리바이벌 플랜 후 지금까지 개선해 온 우수한 글로벌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며 "향후 수출 물량 확보 경쟁에서의 경쟁력 저하 및 궁극적으로 부산공장의 고용 안정성까지 위협하게 만드는 사항"이라고 반발했다.
프랑스 르노 본사가 데드라인으로 정한 8일까지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르노삼성이 신규 생산 물량을 배정 받을 가능성이 낮아졌다.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지난 2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노조 파업이 계속되고 임단협 협상이 지연되면 로그 후속 차량에 대해 논의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같은달 27일에는 부산공장을 집적 찾아 “3월 8일까지 임단협 협상을 매듭짓지 않으면 신차 배정을 장담할 수 없다" 못박기도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 해 6월부터 9개월 동안 20차례 교섭을 열며 진행되어 왔던 르노삼성차 2018년 입단협이 결국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 함에 따라 향후 부산공장의 지속가능성은 큰 위협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일정 또한 현재 논의 된 사항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 노조는 이번 임단협 협상 중 부산공장에서 총 160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으며 (2018년10월4일부터 2019년2월28일까지 42차례), 이로 인한 손실 금액은 총 17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협력사들 또한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이후 예상치 못 한 휴업과 단축근무가 지속되면서 인력 이탈과 함께 약 11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