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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로 숨통 튼' 두산중·아시아나, 다음 고비는?

  • 2020.04.22(수) 15:47

국책은행, 두산중공업·아시아나항공에 2.3조 지원
아시아나, 위기 넘겼지만 HDC 자금 수혈될지 관건
두산중공업, 채권단 추가 지원 얼마 받을지 관심

두산중공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급한 불을 껐다. 지난 21일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두산중공업에 5868억원,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결정하면서다.

국책은행이 지원에 나섰지만 코로나19발 경제위기 속에서 유동성 위기가 다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 지을지, 국책은행이 두산그룹에 추가로 얼마큼을 지원할 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 아시아나항공, M&A 마무리될까

산은과 수은은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하는 한도대출은 1조7000억원 규모다. 한도대출은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아시아나항공은 필요할 때 마다 최대 1조7000억원의 자금을 꺼내 쓸 수 있다.

작년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이 1년내 갚아야할 단기차입금은 9133억원이다. 은행 차입금 5538억원, 기업어음 1376억원, 전자단기사채 1089억원, 증권사 주식담보차입 1070억원 등이다. 단기차입금은 2018년(1631억원)보다 5배 넘게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단기차입금은 1위 항공사 대한항공보다도 19.7% 가량 많은 수준이다. 작년말 저가항공 1위 제주항공의 단기차입금은 ‘0원’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이 단기성 자금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동성 지원으로 숨통은 텄지만 올해 아시아나항공은 ‘밑 빠진 독’이 될 가능성 높다.

작년 한일관계 악화에 이어 올해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하면서다. 올 1분기 아시아나항공 여객수(국내선·국제선)는 410만6038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5.5% 감소했다. 계열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각각 65.1%, 29.3% 줄었다. 1분기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건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 지을지다. 지난달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1조46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일을 이달 7일에서 사실상 무기한 연장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인수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인수 포기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대산업개발보다 자산 규모는 3배 크지만, 재무구조는 14배 더 나쁘다.

지난해 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자산규모는 각각 4조4096억원, 13조5034억원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자신보다 덩치가 3배가 큰 회사를 인수하는 셈이다. 반면 부채비율은 현대산업개발은 97.6%로 아주 안정적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은 1387%으로 벼랑 끝까지 내몰린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2조1800억원대 현대산업개발의 자본수혈을 받으면 부채비율이 500%대로 낮아질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 부채비율은 다시 치솟게 된다. 업계에서 현대산업개발이 자신보다 덩치가 3배 큰 부실기업을 인수하고 ‘배탈’이 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유다.

◇ 두산 추가 지원 규모는?

수은이 두산중공업에 지원하는 대출은 5868억원이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27일 만기가 다가오는 외화공모채 5억달러를 이 대출금으로 상환할 예정이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당장 다음달부터 부채 상환 압박이 가중된다.

지난 2017년 5월 두산중공업이 발행한 50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만기는 2022년이지만 올해 5월부터 조기상환 요청이 들어올 수 있다.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급락한 만큼 다음달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지난달 국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1조원 규모의 한도대출을 활용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밖에 은행 차입금,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등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규모는 4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자율적으로 만기 연장 등 방식으로 두산중공업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이 올해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 위해선 추가 유동성 지원이 중요하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산은 등 채권단에 제출했다. 두산그룹은 ‘매각과 유동화가 가능한 모든 자산’을 구조조정 대상에 올려두고 있다. 채권단은 실사를 통해 올 상반기중에 자구안을 확정 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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