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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 반도체 생산차질'…삼성·SK 손익계산서는?

  • 2021.02.24(수) 10:56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美·日·대만서 재해로 반도체업계 생산차질
공급부족으로 가격 올라 '반사이익' 전망

뜻밖 자연재해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미국 텍사스에 한파가 들이닥쳐 오스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모바일·개인용컴퓨터(PC)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 까닭에 산업 전반에 '병목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공급 불안이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이익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영하 16도에 도시 인프라 마비라니…

24일 미국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오스틴 시 기온이 지난 11일부터 영하권에 들어가 지난 16일 영하 14도까지 내려가면서 전기와 수도 등 도시의 주요 인프라가 사실상 마비됐다. 이에 따라 전기와 물이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도 16일부터 생산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오스틴 시는 22일(현지시간)부터 영상의 기온을 회복했으나 도시 인프라의 정상 가동은 현재까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틴 시는 작년 2월 영하의 기온을 기록한 게 단 하루(2020년 2월 월간 최저기온 영하 1도)에 불과할 정도로 온난한 곳이었기에 기상이변에 속수무책이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 자체의 문제로 가동에 차질이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정상 운영이 언제부터 재개될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오스틴 투자도 차질 빚나

삼성전자는 오스틴 반도체 공장(Samsung Austin Semiconductor LLC)을 1998년 3월 준공했다. 고 이건희 전 회장 시절 주요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공장이다. 2018년에는 이곳에 2억9100만달러(약 32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는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 공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다. 다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4~40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으로 낸드플래시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 컨트롤러 칩셋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업 보고서에서도 공장의 가동 규모가 짐작된다. 오스틴 공장의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약 3조원, 순이익이 7199억원에 달한다. 이를 근거로 하루만 가동을 멈춰도 80억~100억원에 달하는 차질이 빚어진다는 추산도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이번 오스틴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전 세계 12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생산에 1~2% 수준의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장 추가 증설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스틴 지역 언론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은 삼성전자가 오스틴 시 주변의 땅을 매입하고 공장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특히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는 대가로 5~10년간 최소 10억6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세금 혜택을 얻으려 한다는 것이 현지 공익단체의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오스틴 시 당국은 현지 언론에 이같은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았으나, 세금 혜택 규모를 고려하면 십조원 넘는 투자 계획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지역 언론 '오스틴비즈니스저널'을 보면 삼성전자는 이미 2019년 말까지 이 공장에 130억달러(14조4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했다. 미국에 직접투자한 외국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 수준이라는 게 현지의 평가다.

텍사스 주에는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온,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다양한 반도체 업체들이 공장을 돌리고 있어 이번 한파에 따른 반도체업계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만의 얘기는 아니야

아울러 일본과 대만에서도 재난이 발생해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본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는 최근 대형 지진 탓에 공장 가동 중단 사태를 맞았고, 대만 2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UMC도 정전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국과 대만, 일본 등 주요 반도체 생산 거점에서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기고 있어 글로벌 공급 부족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태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PC·모바일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쪽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는데, 이번 사태로 더욱 문제가 심화할 것이란 얘기다. 텍사스 주에 있는 인피니온과 NXP가 세계 1~2위를 다투는 차량용 반도체 회사들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의 차량 고도화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일반 자동차는 반도체 칩이 200~300개 정도 탑재되고 레벨3(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조건부 자율주행) 이상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는 전기차도 일반차량 대비 반도체 수요가 많다.

◇ 공급 부족은 기회?

반도체 공급 차질은 단기에 그치진 않을 전망이다. 정상 가동까지 일정 기간 소요될뿐만 아니라 기존에 만연했던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겹쳐있어서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은 반도체 공급 차질로 인해 1분기에만 약 100만대의 차량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텍사스 오스틴의 한파와 일본 지진으로 인한 자동차 반도체의 공급 불안은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현재의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긴 어려워 올해 3분기까지는 지속될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기업들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어 공급 부족에 적극 대응하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전반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이익이 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됐으나 반도체 가격 수준이 낮아 개선폭이 제한된 바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79% 증가한 18조8100억원, SK하이닉스의 작년 전체 영업이익은 84% 늘어난 5조126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작년 실적과 관련 "코로나에 미·중 무역 갈등 여파에다 메모리 가격이 제대로 반등하지 않았음에도 품질과 생산능력 관리를 통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경우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해 오스틴 뿐만 아니라 중국 시안, 한국 화성·평택 공장에서도 탄력적으로 라인을 운영한다는 전략도 이미 세워둔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의 현물 가격은 23일(현지시간) 4.25달러까지 올랐다. 작년 2월에는 2달러 후반대에 불과했고 연말까지도 3달러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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