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콧대 높던 지그재그, '몸 달은' 카카오에 '훅'

  • 2021.04.17(토) 08:30

[취재N톡]
조단위 딜 승인 안 하는 김범수, 지그재그 낙점
주판알 튕기던 지그재그, 1조 몸값에 결국 OK

'그때'는 못 밝힌 취재 뒷이야기.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포털, 통신, 게임 등 우리 생활에 밀접히 연결된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의 시시콜콜한 내부 사정을 함께 들여다보시죠. [편집자]

카카오가 지난 14일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을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커머스 계열사 카카오커머스에서 '카카오스타일'을 인적분할로 떼어내 지그재그와 합병, 오는 6월 신설 자회사를 세우기로 했는데요. 

사실 이 내용은 지난달 16일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에서 카카오가 시장 예상과 달리 참전하지 않기로 했을 때 어느 정도 취재를 통해 파악했습니다.

이후 추가 취재를 통해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대신 지그재그 인수전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을 확인했는데요. 당시 취재원과의 약속 등으로 바로 기사화하진 못했습니다.

대신 카카오의 '오너'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이베이코리아를 반대한 결정적 이유와 그 후속 움직임을 담아 아래와 같은 기사를 냈습니다. 카카오의 지그재그 인수에 대한 예언성(?) 기사입니다.   

▷관련기사: [격변 커머스]'이베이 반대' 뒤에 나올 김범수 '한방'(3월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그재그는 '깐깐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마음에 쏙 드는 매물이었다고 합니다. 

일단 지그재그는 카카오의 패션 커머스 사업을 단박에 키울 수 있는 '히든 카드'입니다. 지그재그가 워낙 10~20대 젊은층이 많이 쓰는 쇼핑 채널이니 이를 필두로 'MZ세대'를 카카오 플랫폼으로 빨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카카오는 이커머스 계열사를 통해 카카오스타일이란, 소위 '보세'라고 부르는 동대문 의류를 판매하는 카카오톡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그재그와 사업 모델이 비슷하다고 보면 되요.

지난달 마감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에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카카오가 예상을 깨고 불참한 것은 김 의장이 막판에 반대를 했기 때문인데요. 김 의장이 원하는 '카카오 스타일'의 이커머스 사업과 이베이코리아의 방향성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후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깐깐한 김 의장이 지그재그에는 쉽게 마음이 흔들렸던 것 같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예상 외로 '튕긴' 건 지그재그측이었다고 합니다.

카카오가 여러 차례 인수 제안을 했으나 경영권을 넘기는 데 난색을 표했다고 하네요. 카카오가 지그재그 관련 딜을 추진한 것은 올 초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한참이 지난 4월 중순에 나왔다는 점이 이를 방증합니다. 그 기간 동안 지그재그는 주판알을 튕기는 데 분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의 지그재그 인수 움직임을 처음 파악할 당시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이 산업은행의 스케일업(scale-up) 펀드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내용도 확인했습니다.

그만큼 지그재그가 자신의 몸값을 높여보려고 했던 것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같은 전략은 결국 성공했습니다. 카카오가 지그재그의 몸값을 1조원에 가깝게 높여 불렀기 때문입니다.

1조원이면 최근 매물로 나온 배달앱 '요기요'의 예상 몸값의 절반입니다.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예상 매각가에는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네요. 카카오가 적지 않은 금액을 쓴 점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크로키닷컴으로써는 이만한 선택지가 없었을 겁니다. 카카오의 끈질긴 구애가 빛을 발하려면 사실 앞으로의 성과가 중요하겠죠.

지난해 카카오의 실적에 혁혁한 공을 세운 카카오커머스가 스타일 사업 분사 이후 어떻게 바뀔지도 기대됩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그재그가) 카카오가 보유한 글로벌 콘텐츠 및 팬덤의 영향력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눈과 귀를 열면 돈과 경제가 보인다[비즈니스워치 유튜브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