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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올해 팔고, 사고, 키운 것들

  • 2021.07.07(수) 09:26

상반기 수익성·성장성 위주로 사업 재편
친환경 중심 '반도체·배터리·바이오·ICT'

SK그룹에 올해 상반기는 선택과 집중이 숨가쁘게 진행된 시기였다. 조 단위를 넘나드는 과감한 투자와 매각이 이어졌고, 증권시장 상장이나 채권 발행도 역대급으로 활발했다. SK는 그렇게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채워갔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시장의 신뢰와 공감을 중심으로 재무 성과를 만들겠다는 SK그룹의 의지를 축약한 메시지를 말한다.

투자금을 쓰거나 끌어모으는 기준도 뚜렷했다. 한눈에 파악되는 기준은 수익성과 성장성으로 보인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면 친환경이란 거대한 키워드가 중심에 있다. 그리고 이를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디지털 등 4가지 분야에서 풀어내는 전략이 올해 상반기 집중적으로 시행됐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팔았다

올해 SK그룹은 꽤 많은 것들을 팔아치웠다. 통신 서비스 사업자 SK텔레콤은 지난 1월 말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신세계 이마트에 1353억원 받고 팔았다. SK와이번스 보통주 전량인 100만주와 토지·건물을 각각 1000억원, 352억8000만원에 매각했다.

SK㈜는 지난 2월 약 만드는 회사인 SK바이오팜 주식 860만주를 매도해 1조1163억원을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7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회사다. 2011년 4월 SK㈜에서 '라이프 사이언스'(Life Science)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이기도 하다.

정유 사업을 주로 하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SK이노베이션은 3월 초에 북미 광구 자산을 매각했다. 구체적 매각 규모를 밝히지 않았으나, 이 회사 분기 보고서상 자산 규모 변화를 보면 수천억원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은 4월 말 윤활유 부문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지분 40%를 약 1조10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모았다

팔기만 한 것이 아니다. 자본시장에서 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특히 SK그룹은 올해 계열사 상장을 잇따라 추진해 돈을 모았다.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모회사 SK디스커버리(옛 SK케미칼)은 구주매출로 4973억원 정도를 챙겼고, SK바이오사이언스도 9945억원 정도를 조달했다.

SK이노베이션의 LiBS(리튬이온전지분리막)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지난 5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구주매출로 1조3476억원을 얻었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경우 8984억원 정도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SK㈜는 자회사 SK리츠(SK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도 올 하반기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SK서린빌딩, SK 주유소 등 SK그룹의 주요 부동산 등 초기 자산규모만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 계열사들은 부동산 자산을 SK리츠에 매각하면서 자산 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투자 재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SK리츠는 수요 예측을 거쳐 2000억~3000억원 수준을 공모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존속회사 SKT와 ICT(정보통신기술) 투자 전문회사(가칭)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연내 완료할 목표다. 원스토어,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등 ICT 부문 자회사들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배터리 사업부 분사 및 분할 재상장 계획을 이달 초 공식화했다.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는 올 1월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그린본드를 발행한 경우는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6월22일 열린 SK그룹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발언하는 최태원 회장./사진=SK 제공

썼다

SK그룹은 이렇게 모은 자금을 기반으로 다시 투자에 나섰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주머니가 열리고 있다.

연초부터 SK㈜와 SK E&S는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에 1조6000억원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플러그파워는 차량용 연료전지(PEMFC)와 수전해(물에 전력을 공급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핵심 설비인 전해조, 액화수소 플랜트 및 수소 충전소 건설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SK그룹의 수소 사업 투자 일환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지난 3월 액화 수소 플랜트 건설 등 수소사업 확대에 향후 5년간 약 18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도 2018년부터 3조5000억원을 투자한 반도체 공장 'M16'을 지난 2월 준공했다. 이 회사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도 주요국의 반독점 심사를 대부분 통과해 사실상 중국의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심사가 끝나면 올해 말에 70억달러, 2025년 3월에 나머지 20억달러를 인수 대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10조2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연구·개발(R&D) 센터 건립에도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투자할 방침이다. SK㈜는 전력 반도체 기업 '예스파워테크닉스'에 268억원 투자해 지분 33.6%를 확보하기도 했다.

배터리 부문에도 많은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에 미국 포드와 6조원 규모의 합작법인 설립(SK이노는 3조원 부담 추정)한다고 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유럽 내 공장 증설을 지속하고 있다. SK㈜의 경우 지난 5월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사 '솔리드에너지시스템'에 4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이밖에 SK㈜는 지난 3월 프랑스 유전자·세포 치료제 CMO(위탁생산업체) '이포스케시'를 인수했고, 중국 지리자동차그룹과 '뉴모빌리티 펀드' 조성에 참여해 3000만달러(약 350억원) 출자하기도 했다. 4월에는 베트남 마산그룹 '빈커머스' 지분 16.3% 4600억원에 매입했고, 지난 1일에는 일본 친환경 소재기업 TBM에 1400억원을 투자했다. TBM은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라이멕스'(LIMEX)를 생산한다.

SK그룹은 앞으로도 이같은 친환경 사업 중심의 4가지 사업 육성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회장도 지난달 22일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반도체, 수소 등을 그룹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로 만들었을 때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며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0)를 달성하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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