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에이치엘비, '나노코박스' 베트남 긴급승인 기대 커져

  • 2021.12.20(월) 15:36

화이자 대비 중증 발생률 낮아
낮은 가격‧유통 편리성 등 장점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베트남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나노코박스'의 중증도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결과로 베트남 정부의 '나노코박스' 긴급승인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베트남 기업 '나노젠'이 개발 중인 나노코박스는 국내 바이오기업인 에이치엘비가 글로벌 권리를 인수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이치엘비 관계사인 넥스트사이언스는 나노젠 지분 약 10%를 보유 중이다. 에이치엘비는 '나노코박스'가 베트남 승인을 획득할 경우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0일 베트남 현지언론 '플로(PLO)'에 따르면 베트남 보건부 산하 국립 의학윤리위원회 쯔엉비엣중(Truong Viet Dung) 의장은 지난 17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노코박스의 긴급승인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의약품 허가 자문위원회에 임상 3상 중간결과 데이터를 곧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노코박스의 보호효과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최소 보호효과 기준인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여기서 보호효과는 임상 대상자들에 백신과 위약을 각각 투약한 후 중증도가 발생하지 않는 가능성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의미한다. 

에이치엘비에 따르면 나노코박스 접종 후 4~6개월 기준 보호효과는 56.4%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10월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란셋'에 게재된 다른 코로나 백신의 보호효과와 동등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란셋'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현재 가장 주요 코로나 백신 접종 후 4~6개월 경과 시 보호효과는 모더나는 71.0%, 화이자는 47.0%, 아스트라제네카(AZ)는 -19.0%로 나타났다. 모더나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화이자나 AZ 백신 보다는 중증 발생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노코박스는 안전성 측면에서도 현재까지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현재 시판 중인 다수 백신에서 심근염, 혈전 발생 등 다양한 부작용과 사망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반면 나노코박스의 경우 임상 참여자 1만4천명 중 아직 사망 사례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국내에서는 '나노젠'은 다소 생소하지만 베트남에서는 간염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이다. 나노코박스는 미국 노바백스와 유사한 단백질 형태인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코로나 백신이다. 다만, 노바백스는 조세포를 이용한 재조합 스파이크 단백질을 사용하고 나노젠은 포유류세포인 CHO 셀로 개발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나노코박스는 나노젠이 파스퇴르연구소, 육군의과대학과 공동개발 중이다. 

나노코박스는 낮은 판매 가격과 유통 편의성도 큰 메리트로 꼽힌다. 나노코박스의 판매가는 베트남 기준 미화 약 5달러(한화 6000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화이자 15.5유로(2만원), 모더나 22.6달러(2만7000원), 노바백스는 16달러(1만9000원) 수준이다.

이마저도 화이자와 모더나가 지난 8월 유럽 수출분에 대한 코로나 백신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가격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화이자는 19.5유로(2만6000원), 모더나 백신은 25.5달러(3만원)로 각각 25.8%, 12.8% 가격 인상 계획을 밝혔다. 이에 내년부터 국내 보건당국의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구입가격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mRNA 백신의 경우 핵산이 열에 쉽게 파괴될 수 있어 섭씨 -70~20도의 극저온 보관을 해야 하는 반면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나노코박스는 2~8도 수준의 콜드체인으로 보관이 가능하다. 유통 편리성이 높고 가격적인 장점이 큰 만큼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수요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노코박스가 자문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보건부에서 긴급사용승인을 공포하게 된다. 나노젠이 베트남에서 긴급승인을 획득하면 에이치엘비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가 콜드체인 시설을 완비하고 있어 국내 도입 가능성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노바백스와 비슷한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고 가격도 저렴한 만큼 아직 백신 접종이 원활하지 않은 개발도상국이나 백신 구입가격에 대한 부담이 큰 나라들에서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