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TG-C)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이 영향으로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코오롱티슈진'의 코스닥 거래재개와 '인보사'의 국내 재허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8일 미국에서 무릎 골관절염 적응증으로 '인보사'의 임상3상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FDA로부터 2019년 5월 인보사의 임상보류를 통보받고 1년 후인 지난해 4월 '임상보류 해제'(Remove Clinical Hold) 공문을 받은 전달받은 바 있다. 미국에서 인보사의 임상3상이 중단된 지 2년 8개월 만에 재개된 셈이다. 회사는 미국 전역 약 80개 임상기관에서 오는 2023년까지 과거 임상을 완료한 11명을 포함해 총 1020명 환자에 대한 투약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3일 고관절 골관절염 적응증으로 '인보사'의 미국 임상2상을 승인받고 환자 모집을 준비 중이다. 고관절을 적응증으로 한 '인보사'의 임상2상은 미국 약 25개 병원에서 환자 255여명을 대상으로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게 된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제1액, HC)와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제2액, TC)를 3:1의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해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이 19년 동안 1100억원을 투자해 2017년 개발에 성공, 국내에 출시됐다.
그러다 미국에서 임상3상을 진행하던 중 당초 관절세포인 줄 알았던 주세포가 신장세포로 밝혀지면서 '조작' 의혹을 받았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인보사의 국내 품목허가를 취소했고 한국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결정,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인보사의 판권을 갖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가 미국에서 임상3상 후 허가까지 성공할 경우 국내 재허가를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 중지된 코오롱티슈진의 경우도 미국 임상3상 재개가 상장폐지 여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전 임원의 횡령‧배임 기소 건이 추가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올라있어 상장폐지 결정이 완벽하게 철회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 실질심사는 '개별적 요건'과 '종합적 요건'으로 구분된다. '개별적 요건'의 심사항목은 불성실공시, 회생절차 개시결정, 상장관련 허위서류 제출 등이다. '종합적 요건'은 재무상태 건전성, 지배구조의 중대한 훼손여부, 내부통제제도의 중대한 훼손여부, 공시체계의 중대한 훼손여부, 투자자보호 및 증권시장 건전한 발전 저해로 상장 적격성을 인정하기 곤란한 경우 등이 해당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9년 5월 코스닥 상장심사용으로 제출한 '인보사' 관련 자료가 허위였다며 코오롱티슈진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번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재개로 경영개선 부문을 달성하면서 '개별적 요건'에 따른 상장폐지 여부는 철회 가능성이 열렸다. 코오롱티슈진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등 관련 자료를 2022년 1월 7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전 임원의 횡령‧배임 기소 건으로 '종합적 요건'에 해당하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아직 남아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7월 전(前) 이사였던 이모씨가 27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종합적 요건'에 대한 개선기간은 내년 8월 31일까지다.
회사 관계자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 재개로 경영 개선 부분을 달성했다"며 "다른 상장폐지 요건이 남아있긴 하지만 우선 경영개선에 대한 부분을 소명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