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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과 혈맹' KT, 16년 도코모와 인연 청산하다

  • 2022.01.20(목) 08:15

KTF 시절부터 인연, 장기간 사업 동맹
일본 자본시장 규제에 상폐 이어 엑싯

KT가 신한은행과 사업 협력을 넘어 지분을 맞바꾸는 '혈맹' 관계를 맺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한은행이 무려 4400억원 규모에 달하는 KT의 지분을 가져가면서 국민연금에 이어 2대 주주 자리로 단숨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는 KT의 기존 2대 주주인 일본의 NTT도코모가 10여년만에 보유 지분을 처분한 것이 계기가 됐다. NTT도코모가 모회사인 NTT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서 KT 지분을 정리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주요 통신사가 지분 투자로 이어온 관계를 모처럼 매듭짓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KT 2대 주주, 통신사에서 은행으로

KT와 신한은행은 지난 17일 디지털전환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서로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전제로 달았다.

KT는 신한금융지주 지분 취득을 위해 특정금전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KT는 이달 26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신한금융지주 주식에 대한 보호예수가 끝나는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을 순차적으로 인수할 예정이다. KT가 인수하기로 한 신한금융지주 지분은 4375억원 규모로 총액이 고정돼 있다. 

신한은행의 지주사 신한금융지주는 NTT도코모가 보유한 KT 지분 전량을 4375억원에 사들였다. 총 1426만주로 KT 지분의 약 5.5%에 해당한다. KT가 인수키로 한 신한금융지주 지분 매입 금액과 동일한 액수다. 1주당 3만687원에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인수했다. 

NTT도코모가 KT가 지분 투자로 엮인 연원을 찾아가면 17년 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지난 2005년 12월 NTT도코모는 KT의 자회사 KTF(케이티프리텔)의 지분 10%를 장외매수 및 유상증자 참여로 취득했다. 인수 규모만 5650억원에 달하는 '빅딜'이었다.

NTT도코모가 3G(3세대) 통신 서비스 휴대전화 단말기 및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 분야 공동 개발 등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를 위해 KTF의 지분을 사들였다.

이후 2009년 KT가 KTF를 흡수합병하면서 NTT도코모의 KTF 보유 주식은 합병법인인 KT로 바뀌게 된다. 당시 NTT도코모는 보유 중인 KTF 주식을 합병법인인 KT에 넘기고 KT 주식을 교부받았다. NTT도코모가 KT의 2대 주주로 올라선 배경이다.

당시 일본 최대 통신기업과 KT의 '밀월관계'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뜨거웠다. NTT도코모는 일본 정부가 세웠으나 나중에 민영화된 통신사란 점에서 KT와 성격이 유사한 통신사였다.

'엑시트' 배경은 일본 자본시장 규제

NTT도코모는 이 때 받은 주식을 최근까지 보유했는데 KT와의 인연이 무려 16년간 지속된 셈이다. 이 기간 동안 KT와 NTT도코모는 한일 자동로밍 등 사업적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NTT도코모와의 교류로 KT는 NTT그룹의 또다른 자회사와 해저케이블 건설을 위한 협력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자본시장을 둘러싼 변화가 생기면서 두 회사의 지분 관계도 청산되어야 했다. NTT도코모는 지난 2020년에 모회사 NTT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며 상장폐지됐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그룹지배구조 시스템 지침'을 제정하면서 모·자회사가 주식시장에 동시 상장돼 있을 경우 이에 대한 편익을 분석해 투자자에게 공표하도록 했다. 일명 '더블카운팅 디스카운트' 현상으로 소액주주가 피해를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전략적 투자(SI) 지분에 대한 편익 분석 보고도 매년 의무화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자 NTT는 결국 지난해 엑시트 의사를 KT에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로선 NTT도코모의 빈 자리를 매꿔야 하는 상황이었다. NTT도코모가 보유 지분을 주식시장에 일반 매도할 경우 KT의 주가가 갑작스럽게 하락할 우려가 있어서다.

새로운 대주주를 물색하던 KT에 평소 협력 관계를 맺고 있던 신한은행이 인수 의사를 밝히며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는 해소됐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5%가 넘는 2대 주주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도 있었으나, 이를 KT가 신한금융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결했다"며 "기업가치 하락 우려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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