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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GS그룹이 휴젤에 거는 기대

  • 2022.02.24(목) 11:50

휴젤에 '3000억' 투자…지분 42% 확보
매출 1조, 영업이익률 45% 달성 포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GS그룹이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기업 휴젤의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GS는 휴젤 지분 투자를 위해 IMM인베스트먼트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디오네(Dione)' 지분 62.5%를 3001억9480만원에 취득한다고 최근 공시했는데요.

GS, '휴젤' 지분 투자 2배 늘려

원래 GS는 약 1750억원을 디오네에 투자, 휴젤 지분 30%를 인수할 계획이었지만 갑자기 투자금을 두 배가량 늘렸습니다. GS가 디오네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 상황에서 디오네는 휴젤 인수 컨소시엄이 세운 SPC '아프로디테홀딩스(APHRODITE ACQUISITION HOLDINGS)'의 지분 42.105%를 취득할 예정입니다. 주식양수도 계약이 마무리되면 GS는 아프로디테홀딩스의 지분율 43.241%를 확보하게 되고 휴젤의 경영권까지 갖게 됩니다.

사실 휴젤 인수에 관심을 보인 건 GS그룹뿐만이 아니었습니다. SK그룹, LG그룹, 신세계그룹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휴젤 인수를 검토했죠. 다만 휴젤의 최대주주였던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이 매각 초기에 제시한 금액은 무려 2조3000억원에 달했습니다.

베인캐피탈은 지난 2017년 법인 기업 리닥(LIDAC)을 설립해 9274억원에 휴젤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갖고 있었는데요. GS는 높은 인수 금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모펀드와 손잡고 소수 지분 투자를 추진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인수합병(M&A)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던 GS그룹이 휴젤 인수에서 '통 큰' 결단을 내린 배경은 무엇일까요.

탄탄한 기술력 및 높은 수익성 '장점'

업계에선 휴젤의 탄탄한 기술력을 그 이유로 꼽습니다. 보툴리눔 톡신은 1g만으로도 100만명을 살상할 수 있는 맹독성 물질입니다. 국제 생물무기금지협약에 따라 제조나 보유, 수출입에 엄격한 허가가 필요하고요. 그만큼 제조공정이나 판매 허가 절차도 까다롭습니다. 인체에 주입하는 제품이라 기업의 인지도와 신뢰도가 특히 중요한 사업으로도 알려져 있죠.

휴젤은 2001년 성형외과 의사들이 창립한 기업입니다. 지난 2010년 세계 여섯 번째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출시했고요. 보툴리눔 톡신 제품 '보툴렉스'를 통해 '세계일류상품 및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으로 선정, 정부의 공식 브랜드 인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중국 등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다져왔고요.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최근엔 노력의 결실이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휴젤은 지난 2016년부터 국내 보툴리눔 톡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보툴렉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에 가깝습니다. 보툴리눔 톡신은 온도, 습도 등 조건만 맞으면 자체적으로 증식하고 극미량으로도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수익성이 매우 좋습니다. 휴젤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은 2452억원, 영업이익은 971억원이었는데요. 영업이익률은 무려 39.6%에 달합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해외 시장도 빠르게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레티보'는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 매출이 전년보다 129.7% 올랐고요. 유럽의약품안전관리기구연합체(HMA)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적응증: 미간주름)' 품목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받으면서 유럽 진출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 18일 오스트리아 허가도 획득했고요. 올해 미국, 캐나다, 호주 시장 진출을 채비도 마쳤습니다.

물론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지난 2016년부터 균주 출처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대웅제약의 제조공정 도용을 인정한 바 있고요. 이후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인 에볼루스가 메디톡스, 애브비(전 앨러간)와 3자 합의 계약을 체결하며 일단락됐습니다.

그러나 국내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인데요. 메디톡스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권(IP) 되찾겠다며 세계적 로펌 '퀸 엠마뉴엘'을 선임했습니다. 만약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승소한다면 다음 타깃은 휴젤을 포함한 다수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련 기사: [인사이드 스토리]'전략적 결별' 메디톡스, 휴젤 겨냥?(9월 10일)

일단 휴젤은 기술력에 더욱 집중한다는 입장입니다. 나아가 기존 보툴리눔톡신의 적응증 확대 등을 통해 '토탈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는데요. 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은 주로 미용시술에 사용합니다. 하지만 처음엔 눈 주위 근육이 강하게 수축해 눈을 못뜨는 안검경련 등을 위해 개발됐습니다. 휴젤은 △눈꺼풀 경련 △미간주름 △뇌졸중 후 상지근육경직 △과민성 방광 △경부 근긴장이상 등의 적응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요.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또 2025년까지 매출 1조원, 영업이익률 45%를 달성하겠다고도 했습니다. 해외 매출을 80%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구체적인 전략도 제시했고요. 현재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애브비(구 앨러간)의 '보톡스', 입센의 '디스포트', 멀츠의 '제오민' 등이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휴젤은 품질과 가격, 학술 마케팅을 내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선 후발주자로 시작해 10여개 기업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저력을 보여줬죠. GS그룹의 과감한 베팅은 성공할까요. 휴젤의 도약을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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