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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회장 강조한 '고객가치경영' 현장 살펴보니…

  • 2022.06.08(수) 16:06

LG전자 LSR연구소, 미래 트렌드와 인사이트 발굴
LG화학 CS캠퍼스, 고객사 요구 미리 파악

지금까지 LG는 양질의 제품을 잘 만드는 일에 노력해 왔지만, 요즘 고객들은 그 이상의 가치를 기대합니다. 고객은 제품·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가치 있는 순간들 때문에 감동합니다.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사용하기 전과 후의 경험이 달라졌을 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꼈을 때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것도 바로 이런 가치 있는 고객 경험 이어야 합니다.

구광모 LG 회장이 2022년 신년사에서 강조한 '고객가치경영'의 설명이다. 구 회장은 취임 후 2019년 첫 신년사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천명한 후,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구체화해왔다.  

구광모 LG 회장 / 사진=LG

2019년 'LG만의 고객 가치'를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으로 정의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2021년에는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2022년에는 '가치 있는 고객 경험에 우리가 더 나아갈 방향이 있다'며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따라 LG는 계열사 산하 연구조직 운영을 통해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혁신 제품을 통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고객경험을 고도화하는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디자인경영센터는 올해 서울 서초구 소재 LSR(Life Soft Research)실을 LSR연구소로 격상하고, 고객경험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를 발굴해 사업에 기여한 LG전자 권혁진 LSR연구소장을 상무로 발탁하는 등 미래 트렌드와 고객 중심의 사업 인사이트 발굴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LSR연구소는 1989년 설립 후 제품이 아닌 고객만을 연구해 온 조직이다. LSR연구소는 새로운 생활 습관, 감성, 취향 등 고객의 다양한 생활 방식을 연구하고 여기서 통찰을 얻어 상품기획 및 개발에 반영한다. 특히 고객의 생활 방식 및 시장 트렌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LG전자 제품 콘셉트나 사업 방향을 제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채우는 것을 넘어 고객이 아직 느끼지 못하는 숨은 니즈까지 발굴하기 위해 노력이다. 

크래프트 아이스 기능을 탑재한 LG전자 냉장고 / 사진=LG전자

LG전자 관계자는 "LSR연구소는 한국, 미국, 독일의 물과 얼음에 대한 고객생활 연구를 통해 집에서 홈 바(bar)를 꾸미고 위스키나 칵테일을 만들어 먹는 고객들을 위해 동그란 구(球)형 얼음을 제조하는 크래프트 아이스 냉장고 제작을 제안한 바 있다"면서 "크래프트 아이스 기능을 탑재한 디오스 오브제콜렉션 냉장고는 지난달 판매된 LG전자 얼음정수기 냉장고 중 9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LSR연구소는 한국과 중국의 고객연구를 통해 한국 고객에게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순환을 돕는 'LG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에 팬 형태의 클린부스터를 접목한 상품도 기획했다. 클린부스터는 실내 공기가 최대거리 7.5m, 최대 24% 더 빠르게 순환하게끔 한다. 이는 LG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에 단순한 공기 청정 기능을 넘어 공기순환의 역할까지 더해주는 등 고객의 숨겨진 니즈까지 찾아내 충족시켰다는 평가다. 

LG화학은 올해를 '고객의 해'로 선포했다. 

고객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고객가치를 혁신해 고객의 진정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일환으로 LG화학은 석유화학 분야 고객사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는데 더해 첨단 기술력을 활용한 시장 개척까지 돕는 전문조직 'CS(Customer Solution)캠퍼스'를 운영 중이다.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LG화학 CS 캠퍼스 / 사진=LG화학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LG화학 CS 캠퍼스는 250여명의 국내외 전문인력이 매년 200건 이상의 솔루션을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기술 지원을 받은 고객사는 전 세계 5000여 곳에 달할 정도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경영진의 전폭적 후원으로 한국, 중국, 미국, 유럽을 잇는 전 세계 지원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1500억원을 투입했다. LG화학 CS캠퍼스는 내년까지 미국 오하이오주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CS센터를 완공하고, 2025년에는 국내외 전문인력을 400여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CS캠퍼스는 고객사의 요구를 미리 파악하는 마케팅 사고와 생산공정에 대한 전문지식을 동시에 갖춘 테크니컬 마케터를 지향한다"면서 "이를 통해 고객사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함과 동시에 협력사와의 상생 경영을 위해 다양한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설립 이후 2200여명의 고객사·협력사 임직원이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CS캠퍼스는 LG화학에서 가소제(벽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첨가제)를 구매하는 벽지 제조업체가 황변 현상 때문에 매년 수천만 원의 손해를 떠안자, 실제보다 더 가혹한 조건에서 수차례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CS캠퍼스는 포장 비닐에 포함된 산화방지제가 공기 중 질소산화물과 반응하면서 내부 벽지 색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포장지 제조와 창고 관리 과정에 반영한 결과, 지난해 해당 제조업체의 황변 불만접수는 0건이 됐다는 설명이다.

CS캠퍼스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를 고려해 고객사인 기저귀 제조업체에 친환경 고흡수성수지(SAP, Super Absorbent Polymer)를 신제품에 적용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결과 해당 제품 판매량 급증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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