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정민주 기자] "미래모빌리티 영역은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울산공장은 미래모빌리티로 가는 첫 관문이자 핵심허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울산공장에서 새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현대차 최초의 고유모델을 생산한 울산공장은 이제 전기차(EV) 전용공장으로 새 출발한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이곳은 현대차 미래모빌리티 사업의 핵심허브로 도약한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과거 울산공장의 종합 주행시험장 부지에 들어선다. 종합 주행시험장은 현대차의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상징적인 곳이다. 이곳에서 쏘나타, 엑센트 등 장수 모델들의 성능과 품질을 담금질했다. 전세계 다양한 지형과 혹독한 기후를 견딜 수 있는 자동차를 개발한 곳도 여기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연구를 시작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공장 부지를 둘러보며 "이곳은 새로운 100년을 향한 또 다른 산실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 틀에서 전기차 수요는 계속 증가, 운영의 묘를 살려서 해 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로 지어진다. 부지는 약 16.6만평. 공장은 이 중 6.6만평에 세워진다. 공장 건설에는 약 2조원이 투입된다. 완공은 2025년 예정이다. 현대차는 2026년부터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이곳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먼저 생산될 차종은 제네시스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이다.
이곳은 EV 전용공장답게 각종 첨단 시스템이 적용된다. 우선 부품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 구축된다. 제품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조립 설비 자동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다양한 차종을 생산하고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 생산 시스템도 도입된다.
전기차 생산뿐 아니라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도 구성된다. 근로자들이 따스한 햇살을 느낄 수 있도록 공장 내부로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일 구상이다. 휴게 및 사무 공간으로 활용될 그룹라운지는 오픈형으로 구성한다. 또 울산의 자연을 공장 안으로 들여와 센트럴파크를 만들어 둘 계획이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현대자동차그룹 청사진의 일환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국내에서 전기차를 연 151만대 생산, 시장을 이끌겠단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