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올해 1~11월 전 세계에서 하이브리드카 76만700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서 약 25만4258대, 해외에서 51만3000대 정도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카가 최근의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27일 밝혔다. 2년 연속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3위 자리를 유지한 데도 하이브리드카가 톡톡한 역할을 했는 분석이다. 특히 10년 이상 꾸준히 발전시켜 온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경쟁력으로 부각됐다고 보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가 합쳐진 차량이다. 구조상으로 보면 내연기관 자동차나 전기차보다 더 복잡한 기술이 들어간다. 다양한 주행 상황에 따른 엔진과 모터 구동의 정밀 제어 기술 확보는 필수다.
'세계 최초'만 담은 10년 역사
혁신의 역사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차∙기아는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소나타 및 K5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병렬형 시스템은 하이브리드 명가인 토요타도 그때까지 성공하지 못했던 기술이다.
그로부터 8년 후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연속가변 밸브듀레이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이 기술로 성능 4% 이상, 연비 5% 이상 향상하면서 배출가스는 12% 이상 저감할 수 있게 됐다.
개발한 기술들은 다양한 차급으로 확대 적용됐다. 현대차∙기아는 이후 하이브리드카의 핵심인 연비를 향상하기 위한 각종 첨단 소재 도입에도 속도를 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직접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지난 8월 출시한 싼타페 하이브리드에 처음 탑재됐다.
지난달 출시된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기술 집약체다. 연비와 성능을 고루 충족한 것은 물론이고 54Kw급 고성능 모터를 적용해 주목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지금까지 현대차∙기아가 선보인 하이브리드카 중 가장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
전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전문지들은 토요타보다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카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독일 아우토빌트(Auto Bild)는 토요타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보다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토요타 라브4와의 비교평가에서 우위를 점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고성능 엔진과 결합하면서 연비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개선을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025년께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약 360조54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카 판매대수가 30만대를 돌파, 역대 최다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연평균 7.3%씩 성장해 2030년이면 약 589조원 규모가 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