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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건조까지 99분'…삼성 '비스포크 AI 콤보' 성능혁신 비결은

  • 2024.03.11(월) 16:27

단독 건조기 성능 구현 위해 3년 개발
국내 흥행 기반 2분기 내 전세계 출시

삼성전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사진=백유진 기자 byj@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력한 건조 성능, 공간·전력 효율성, AI(인공지능) 등의 장점을 앞세운 '콤보' 제품을 통해 현재 30% 수준인 국내 건조기 보급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체형이지만 단독 건조기 성능 구현

11일 삼성전자는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비스포크 AI 콤보에 대해 소개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지난달 24일 제품 출시 이후 사흘 만에 판매량 1000대를 돌파했고, 약 2주 만에 누적 판매 3000대를 넘겼다. 국내 출시를 넘어 해외 시장도 공략한다. 이달 중 미국 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시작하고, 2분기 내 전 세계 출시하는 게 목표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하나의 드럼으로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제품이다. 기존 원바디(결합형) 제품 대비 설치 공간에 대한 부담이 적을 뿐 아니라,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세탁물을 옮기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사용 편의성도 높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의 최대 강점을 '건조' 성능으로 꼽는다. 기존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경우 열풍건조 방식을 사용해 옷감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고, 건조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년 가까이 기술 개발에 힘썼다. 목표는 '단독 건조기에 버금가는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이날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 부사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기술적 한계에 굴복하면 안 된다 싶어 단독 건조기 성능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비스포크 라인업 사상 소비자 경험을 반영한 제품의 정점이자 시작점에 있는 제품"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건조 성능 개선을 위해 제품의 설계 구조를 완전히 바꿨다.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경우 기존 드럼 세탁기나 건조기보다 훨씬 많은 부품을 집약해야 한다는 구조적 제약이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건조 중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터브 일체형 유로(공기 순환) 구조를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또 기존 건조기 아래쪽에 있던 히트펌프(컴프레서·열교환기)를 상단에 설계해 배치하고, 기존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했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순환을 통해 공기의 온도·습도를 변화시켜 옷감의 수분을 날리는 방식이다. 건조한 공기가 드럼 안을 순환하며 빨래를 말리고, 빨래를 거친 습한 공기는 열교환기를 거치며 습기를 빼앗겨 제습이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일반 21kg 건조기와 동일한 크기의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해 순환하는 공기의 접촉 면적을 넓혀, 빨래가 더욱 잘 마를 수 있도록 했다. 옷감 수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조 시 온도가 60도를 넘지 않도록 제어해 준다.

이 부사장은 "히트펌프의 열교환 능력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보면 된다"며 "삼성전자는 이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세탁·건조기의 구조 전체를 바꿨고, 가능한 컴팩트하게 만들면서도 대용량 히트펌프를 구현해 단독 건조기 수준의 성능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이무형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 부사장이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의 기술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건조 성능뿐 아니라 용량도 강점이다. 비스포크 AI 콤보의 세탁 용량은 25kg, 건조 용량은 15kg이다. 이는 킹사이즈 이불을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시킬 수 있는 크기다. 일반 의류로 보면 셔츠 17장에 해당하는 분량(3kg)을 99분 만에 세탁하고 말릴 수 있고, 수건 50장(6kg)에 해당하는 분량까지도 일반 건조기 수준으로 건조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특히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와 비교하면 세탁 용량은 같지만 건조 용량은 2kg 크다. 국내 출시된 일체형 세탁건조기 제품 중 최대 건조 용량을 갖췄다는 게 삼성전자의 자부심이다.

이 부사장은 LG전자의 제품과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성능 측면에서는 더 많이 고민했고 차별화를 가져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격 경쟁력에 대해서도 "타사에서 어떻게 냈는지를 떠나 기존 세탁·건조기보다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큰 가격 상승 없이 제공하는 게 우리의 미션이라고 생각해, 적절한 선에서 정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비스포크 AI 콤보의 출고가는 약 400만원으로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출고가 대비 290만원 정도 저렴하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라인업인 '시그니처'가 아닌 일반형 제품군을 내달 출시할 예정이다.

전력 아끼고 삼성 기기 제어까지

이날 이 부사장은 비스포크 AI 콤보의 에너지 절감과 AI 기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먼저 비스포크 AI 콤보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으로, 세탁물 1kg당 세탁 시 소비전력량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40% 낮다. 또 스마트싱스를 통해 비스포크 AI 콤보의 AI 절약 모드를 설정하면 세탁 시 최대 60%, 건조 시 최대 30%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하이브리드 건조 사이클'을 적용해 겨울철 추운 환경에서도 에너지 사용이 최적화돼 있다. 이 부사장은 "베란다 등에 세탁·건조기를 설치했을 때 5도까지 온도가 떨어지면 에너지 효율도 20~30% 나빠진다"며 "하이브리드 건조 사이클을 통해 외부 온도가 낮을 때 히터를 사용, 성능 손실을 보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7인치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삼성 기기 간 연결성도 높였다. 세탁기가 단순히 세탁·건조를 제어하는 한정된 역할에서 벗어나 집안 가전을 제어하는 '허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비스포크 AI 콤보의 7인치 디스플레이에서 '맵뷰'로 집안의 공간별 상태를 바로 확인하거나, 연결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걸려 온 전화를 받거나 메시지를 볼 수도 있다. 특히 통번역 등 갤럭시S24에서 제공하는 AI 기능도 비스포크 AI 콤보 디스플레이에서 조작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영상=삼성전자 제공

나아가 삼성전자는 집안 모든 가전제품이 AI 허브를 통해 연결된 기기를 관리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른바 '스크린 에브리웨어' 전략이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모바일 사업을 갖고 있고 TV도 있어 세탁·건조기를 비롯한 가전제품에서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며 "사용자가 어디에 있든 모든 기능을 다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국내 건조기 보급률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기준 국내 건조기 보급률은 30% 수준에 불과하다"며 "비스포크 AI 콤보를 통해 가정에 건조기가 없는 70%가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생각해 최소 20~30%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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