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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국산 SAF로 운항 시작…하늘길 탄소 저감 '속도'

  • 2024.08.30(금) 15:33

1년간 인천~하네다 노선 1% 혼합 급유
정부 주도 SAF 연구에 실증 운항 참여

그래픽=비즈워치

대한항공이 국내 정유사가 직접 제조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여객기 상용 노선에 적용하며 탈(脫) 탄소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인천~도쿄(하네다) 단거리 노선으로 국산 SAF 급유의 첫발을 떼고, 이후 중장거리 노선으로 SAF 사용의 범위를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착한' 항공유로 도쿄 하늘길 달린다

오종훈(왼쪽부터) SK에너지 사장, 안와르 에이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3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열린 'SAF 상용 운항 취항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국적 항공사 최초로 국내에서 생산한 SAF를 일반 항공유와 혼합해 운항한다고 30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SAF 상용 운항 취항 행사'를 열고 국산 SAF 적용을 위한 제반 준비를 마쳤다. 

이 자리에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오종훈 SK에너지 사장, 안와르 에이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 등 관계 부처 주요 인사와 경영진이 참석했다.

국산 SAF를 처음 적용하는 대한항공 상용 노선은 인천을 출발해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가는 KE719편이다. 첫 급유 시 국산 SAF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석유관리원의 품질 검증 절차를 시행했다. 회사는 이날부터 2025년 7월까지 1년 동안 주 1회 KE719편 전체 항공유의 1%를 SAF로 채울 예정이다.

해당 노선에 혼합하는 국산 SAF는 에쓰오일과 SK에너지가 생산한다. 전반 6개월은 에쓰오일, 후반 6개월은 SK에너지가 생산한 SAF를 적용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폐식용유를, SK에너지는 폐식용유와 동물성 유지를 친환경 정제 원료로 활용했다. 양사가 만든 SAF 모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항공 탄소 상쇄·감축 제도(CORSIA) 인증을 받았다.

SAF는 기존 항공유와 물리적·화학적 성질이 같다. 별도의 항공기 개조 없이 기존 항공유에 섞어 쓰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현재까지는 SAF를 전체 항공유의 50%까지 섞어 쓸 수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으로 SAF를 주목하고 있다. 폐식용유와 같은 폐기름, 동·식물성 유지, 농업 부산물, 옥수수 등 친환경 원료를 활용해 항공유 생산 전 단계에 걸쳐 탄소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 SAF는 일반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가량 줄일 수 있다.

SAF 도입으로 지속가능경영 뒷받침

해외는 이미 SAF 적용을 의무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4월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EU 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에 최소 2%의 SAF를 의무 혼합을 골자로 하는 '리퓨얼(Refuel) EU' 정책을 공개했다. 혼합 비율을 점차 늘려 2050년에는 SAF를 전체 항공유의 70%까지 의무 사용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항공유 수입국인 미국은 앞서 2022년 2030년까지 연간 30억 갤런, 최종적으로 연간 350억 갤런까지 생산을 늘려 2050년까지 미국 항공유 수요 전량을 SAF로 충당하는 계획을 담은 'SAF 그랜드 챌린지(SAF Grand Challenge)'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SAF 시장 활성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관계 부처는 국산 SAF 품질과 생산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2022년 '친환경 바이오 연료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또 이달부터 석유 정제 공정에 친환경 정제 원료를 투입할 수 있도록 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대한항공은 2017년 SAF를 혼합한 항공유로 미국 시카고~인천 구간을 한 차례 운항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오슬로·스톡홀름~인천 화물 노선과 파리~인천 여객 노선에 각각 SAF 혼합 항공유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주도한 SAF 실증 연구에 항공기를 투입해 여섯 차례 운항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산 SAF 품질과 생산 기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SAF 급유를 비롯해 전방위적 노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효율 신기재를 적극 도입하고 항공기 중량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최적의 대체 공항 선정을 통해 불필요한 추가 연료 탑재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연료 효율을 높이는 주요 동체 구조물을 제작하고 화물 부문에서 고객 참여형 SAF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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